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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암호화폐 마이닝과 스테이킹 서비스,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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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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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의 스테이킹과 마이닝 서비스를 두고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롯데월드타워에서 17일 개최된 ‘블록체인 산업의 가치 사슬’ 컨퍼런스에서는 레오 리 해시쿼크 최고경영자(CEO), 이은철 비트퓨리 한국지사장, 김준수 스테이크피시 매니저가 마이닝 vs. 스테이킹이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을 가졌다. 토론의 좌장은 이승영 블록크래프터스 파트너가 맡았다.

해시쿼크는 테라, 클레이튼 프로젝트에 스테이킹 노드로 참여하고 있는 스테이킹 업체다. 비트퓨리는 마이닝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블록체인 회사다. 스테이크피시는 암호화폐 스테이킹을 위한 검증인 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안정적인 PoW 블록체인에 기반한 마이닝 서비스

비트코인과 같이 작업증명(PoW)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블록체인에서 트랜잭션을 정렬하고 블록을 생성하는 행위를 마이닝이라고 한다. 채굴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포함된 트랜잭션을 순서대로 정렬하고 대가로 코인을 얻는다. 이는 실제로 컴퓨터 자원을 사용해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풀어내는 절차며 가장 먼저 문제를 푼 채굴자가 코인을 획득한다. 이은철 한국지사장은 “PoW 알고리즘은 지난 십년간 비트코인을 통해 기술적인 안정성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다만 블록 채굴을 위한 난이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어 컴퓨팅 자원과 전기량이 더욱 많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리워드에는 반감기가 존재한다. 실제로 21만개의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반감기가 적용된다. 비트코인은 10분당 하나씩 블록이 생성되며 채굴자는 12.5개의 비트코인과 트랜잭션 수수료를 현재 보상으로 얻는다. 2032년까지 비트코인의 99%가 채굴되며 블록이 모두 채굴된 이후에는 트랜잭션 수수료만을 보상으로 얻게 된다. 마이닝을 통한 수익 창출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며 저렴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야만 효율적이다. 이은철 한국지사장은 “반감기로 인해 2032년까지 비트코인의 가격은 점차 증가할 것이고 가격이 오르면 비트코인 시장의 마켓사이즈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굴 난이도가 높지 않았던 과거에는 개인이 컴퓨터에 그래픽카드 등을 다수 설치해 채굴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개인보다는 기관이 다수 참여하는 형태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채굴자들은 채굴장을 이뤄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있다. 채굴장에는 프라이빗 풀, 퍼블릭 풀 두가지 종류가 있다. 프라이빗 풀은 장비를 모두 소유해 채굴장을 운영하는 형태다. 퍼블릭 풀은 기관이 공장을 세우고 채굴 대가를 서로 나눠가지는 형태로 마이닝 풀 참여자들은 1~4%의 수수료를 낸다. 이은철 지사장은 “마이닝 서비스에서 장비를 판매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고 서비스를 판매하는 시대가 왔다. 향후 증권형토큰(STO) 등을 통해 토큰화가 활성화되면 마이닝 서비스도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탑재해 마이닝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솔루션도 최근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비없이 '1토큰 보유'만으로도 수익...스테이킹 서비스

스테이킹은 별다른 장비 없이 토큰을 구매하고 예치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말한다. 코스모스 아톰이 그 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예치된 토큰을 토대로 분산화금융(DeFi) 서비스 등 다양한 이코노미를 설계해 부차적인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이더리움도 내년 4월경 이더리움2.0(세레니티)을 통해 기존 PoW에 PoS를 덧붙여 스테이킹 서비스를 할 예정이며 이밖의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PoS를 자체 합의 알고리즘으로 채택하는 흐름 중에 있다.

레오 리 해시쿼크 최고경영자(CEO)는 “PoW 블록체인은 현재 기술적으로 안정적인 장점이 있지만 블록체인 전반은 지분증명(PoS) 알고리즘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PoS 블록체인은 에너지 소모도 낮고 효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PoS 블록체인의 경우 하나의 토큰만 소유하고 있어도 스테이킹을 통해 수익을 쉽게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킹은 마이닝과 달리 채굴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수익을 위한 문턱이 낮다는 설명이다. 김준수 스테이크피시 매니저도 “채굴 쪽은 진입장벽이 높다. 고가의 채굴 장비를 사야하고 전기료가 저렴하고 안정적인 업체를 찾아야만 한다. 반면 스테이킹은 서버만 운영하면 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도 스테이킹을 할 수 있다. 다만 경쟁자가 많아 마진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PoS 알고리즘을 토대로 한 스테이킹은 탈중앙화를 위한 해법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PoS 알고리즘 다수는 랜덤 메커니즘 등을 통해 블록 생성 권한을 분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리 CEO는 “마이닝 풀이 많기는 하지만 집중화되는 문제가 있어 탈중앙화와 멀어지고 있다. 반면 PoS 블록체인은 토큰을 예치하면 수익을 더 끌어낼 수 있어 상업적인 가치가 더욱 높고 다수가 공정한 기회로 참여해 탈중앙성 규모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테이킹 모델에서는 자본의 유동성이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사용자가 스테이킹을 할 때 토큰이 담보가 돼 있어야 하는데 담보로 설정하는 기간이 90일에 이르는 등 시간적으로 길다면 리스크가 따른다.

스테이킹이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기여하는 등 장점이 다수 있지만 비즈니스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준수 매니저는 “마이닝의 경우 현재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지만 블록체인 개발 방향으로는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스테이킹 진영에서는 프로토콜팀과 관여해 거버넌스를 바꾸고 코드를 두고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스테이킹의 장점을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같은 장점을 실현하려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PoS 쪽으로 진출하기 시작했지만 초기단계다. 스테이킹 비즈니스에서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설계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민승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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