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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정치권, 국민 우습게 알아…민생은 지자체에 맡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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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자치분권 강화' 역설

"삶의 문제 가장 잘 안다…분권해주면 책임지겠다"

뉴스1

문석진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장(서대문구청장)이 1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1회 자치분권 박람회'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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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중앙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만드는 역할만 하고 있다. 주민의 삶은 지방정부에 맡겨달라. 우리는 정치와 상관없이 주민의 삶에만 집중한다"

문석진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장(서대문구청장)이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회장은 1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1회 자치분권 박람회' 현장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방정부가 자치분권을 하자고 하는 이유는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며 "중앙 정부와 중앙 정치가 지금처럼 정치에 매몰된다면 주민 삶은 지방 정부에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문 회장은 "정치권이 국민의 대표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를 너무 무시하고 넘어간다. 이 시대의 의제가 뭔지 고민을 너무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 지역의 자율성, 청년세대의 창의성 등 의제화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오로지 권력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만 전개한다"고 덧붙였다.

또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국가에서 국민의 힘을 모으는 일은 하지 않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만드는 역할만 하고 있다"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설득하고 조정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인데 지금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싸우려면 마음껏 싸우라"며 "분권을 해주면 주민의 삶은 더 나아지는 삶이 되도록 책임지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중앙 의제들은 주민의 삶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우리 동네가 어떻게 개발되는지, 교통이 어떻게 바뀌는지 이런 것들이 주민의 삶에 훨씬 더 영향을 끼친다"고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회장은 주민 삶의 문제는 주민들을 매일 가까이에서 접하는 지방정부에서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사정을 잘 아는 만큼 권한만 있으면 이를 해결할 방법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재정집행을 빠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분권이 돼 있으면 각 지방의 주체들이 집행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어 경기 부양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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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진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장(서대문구청장)이 17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1회 자치분권 박람회'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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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앙에서 할 수밖에 없는 외교·국방·통일 이런 문제는 중앙에서 해야하지만 교통과 치안, 삶과 관련된 경제적인 부분은 지방정부가 더 개입하고 확장시킬 영역이 훨씬 많다"며 "또 보건·의료·환경·토목 관련 내용, 교통문제, 개발문제 등이 다 지방의 영역"이라고 꼽았다.

이어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지방정부가 아니라 중앙에서 하는 구조가 항상 걸림돌"이라며 "정말 주민을 생각한다면 권한·재정을 포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국민, 주민을 위해 집중된 권한을 포기해 달라는 것이다. 그걸 왜 못하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중앙 정부는 지방을 믿지 못한다. 지방은 능력이 없거나 낮은 곳으로 인식한다. 또 정치권은 분권을 하게 되면 본인의 발언력이 약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발생 때는 지방정부가 여러 문제를 풀어냈다"며 "세월호는 중앙이 제대로 권한을 나눠주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감하게 (지방정부에) 권한을 주고, 잘 못하는 곳은 반대급부를 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문 회장은 꾸준히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내년 총선을 전후해 더 적극적으로 정치권에 이런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자치분권 박람회를 통해 각 지역 지자체장들이 지역구별로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요청하기로 뜻을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정치권의 갈등에 대해서는 "선진국으로 가려면 정치권은 싸움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상대방이 험한 말을 해도 신사적으로 해야 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정치권에 언어의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건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국민 알기를 너무 우습게 아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는 상대방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며 "타협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끝까지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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