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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강아지 단이·단미수술 불필요한 고통" 인간 위한 수술, 꼭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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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이·단미 수술에 '인간 욕심', '동물학대' 목소리

미국켄넬클럽서 '잘린 귀' '짧은 꼬리' 품종표준 명시

미국동물애호협회, 단이·단미에 반대 입장성명서

수술 관련 의학적 근거 없어

아시아경제

지난 8일 아프리카BJ 서윤이 반려견 '쩌누'의 단이수술 관련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사진=BJ 서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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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어린 강아지 귀나 꼬리를 자르는 단이·단미 수술 행태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오늘날까지 특별한 목적 없는 단이·단미 수술이 꼭 필요하느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의 BJ 서윤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단이수술 한 사실을 콘텐츠로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서윤은 도베르만 종인 '쩌누'가 쇼독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단이수술을 했다고 밝혔으나 '단이가 불법은 아니지만 자랑거리도 아니다', '인간을 위해 개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행위를 왜 당당하게 올리느냐'라는 등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단이수술은 귀 끝을 자르고 지지대에 고정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둥글고 처진 귀는 뾰족하고 날렵하게 선 모양을 갖추게 된다. 주로 생후 3개월령 전후에 진행한다.


도베르만을 비롯해 저먼 핀셔, 핏불테리어 등에게 미용 목적으로 시술한다. 귀를 자르지 않더라도 셔틀랜드 쉽독의 경우 귀를 세우기 위해 귀를 지지대에 고정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 펨브로크 웰시코기나 푸들, 슈나우저, 코커스파니엘 등 역시 미용 차원에서 생후 1주일 무렵 꼬리 자르기 수술인 단미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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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몰이 중인 펨브로크 웰시코기/사진=AK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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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쇼 심사기준을 살펴보면 단이나 단미 수술을 조장하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인 애견단체 미국켄넬클럽 등에서 시행하는 도베르만 핀셔 품종 표준 기준 중 '귀'에 대해서는 "도베르만 귀는 보통 잘려져 있고 바로 서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펨브로크 웰시코기 꼬리에 대해서는 "펨브로크 웰시코기 꼬리는 최대한 짧아야 하며, 최대 2인치까지 허용한다"고 기재돼 있다.


이같은 품종 표준 기준과 단이·단미 수술은 목양견, 경비견 등으로 활동한 품종이 다치지 않도록 귀나 꼬리를 짧게 자른 데에서 시작했다. 목양견이던 펨브로크 웰시코기는 긴 꼬리가 가축 몰이 중 밟히거나 다치지 않게 단미했다.


바짝 선 귀와 짧은 꼬리가 마스코트인 도베르만 핀셔는 오늘날까지 경비견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용맹함을 더하기 위해 둥글고 처진 귀를 자르고 세우는 등을 단이 수술하기 시작했다.


19세기 영국서 황소와 싸우던 투견 역시 경기 중 귀가 물리지 않도록 단이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수술로 만들어진 외모는 품종 표준이 됐고, 급기야 도그쇼 심사 기준에 포함돼있다.


문제는 반려견으로 키우는 오늘날, 생활에 지장 주는 일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행해진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단이·수술에 대해 새끼 때 받은 수술은 통증이 덜하고 위생 목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소리를 잘 듣고 경계심이 많아야 했던 도베르만 핀셔 종은 특히 소리를 잘 듣게 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에 대해 회의적 입장이다. 미국 동물 건강 매체 petMD 자문 수의사 패티 쿨리는 "귀 질환으로 수술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청력에 도움된다는 근거는 없다"면서 "수술 필요성을 뒷받침할 연구결과도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동물애호협회 'ASPCA는 "품종 표준 준수를 위해 시행하는 단이·단미에 반대한다"는 입장성명서를 밝히기도 했다.


정인수 수의사(동물병원장)는 "굳이 필요한 수술이 아닐뿐더러 문제의식을 느끼는 보호자가 늘어나며 몇 년 사이 단이술을 원하는 보호자는 줄었으나, 여전히 단미수술은 종종 행해진다"고 말했다.


정 수의사는 "새끼 때는 신경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단이·단미술 시 덜 아파하고 출혈량도 적지만, 고통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단미 수술이 잘못될 경우 항문 부근 피부가 부근에 꼬리와 닿아 짓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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