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공수처는 국민의 명령”
나경원 “대통령 마음대로 수사청”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 설치법을 비롯한 검찰 개혁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2+2+2' 회동에서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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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을 놓고 간접 설전을 벌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뤄야 하고 그 핵심에 공수처가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이 가지고 있는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분산시키고 민주적 통제의 범위로 되돌리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한국당은 절대로 거역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공수처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의 뜻과는 완전히 반대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서 공수처장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7명 추천 의원 중에서 5분의 4가 동의를 해야 한다. 야당 추천 몫인 2명 반영돼 있기 때문에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공수처장이 임명되기 어렵다”며 “한국당이 권력의 하수인으로, 장기집권의 기관으로 공수처가 기능할 것이라는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낭설을 퍼트리는 것과 동일하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한국당이) 검찰개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도 좀 하는 적이 가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수처는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수사청, 검찰청”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저희가 도저히 받을 수 없다”며 “공수처에 대해선 의견이 접근될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게 공수처”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공수처 설치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기존 논리와 거꾸로여서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공수처가 빨리 구성돼 ‘조국 수사’를 가져가겠다고 하면 그냥 가져갈 수도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공수처 설치법이 ‘조국 봐주기 수사법’ 아니냐, 조국 살리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강하게 든다”고 비판했다.
두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동시 지정된 민주당 백혜련 의원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안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백혜련 의원안을 원칙적으로 추진하면서 권은희 의원안도 충실히 협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열어놓고 있다”면서 “또 한국당이 설치에는 동의하는데 부작용에 대해 논의하자고 하는 것이라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이 권은희 의원안을 토대로 합의 처리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헌법에 위반되는 기구를 만들고 헌법에 위반되는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것은 정치 논리에 의한 궁여지책으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포스트 조국 정국’에서의 사과 공방도 펼쳐졌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민정수석이 사퇴한 이후 오히려 조국 구하기에 나선 모습”이라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깨끗이 사과하고 다음 조치를 하는 게 맞다”며 문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사과에 더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사퇴를 주장한 데 대해 “(상대 당을) 비판은 할 수 있지만, 한국당이 남의 당 대표를 물러나라 말라 얘기하는 것까지 나오는 것은 완전히 결례고 정치적 상례를 완전히 우주로 쏘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정의당이 선거법 개정안보다 검찰개혁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민주당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 원내대표가 선거법 처리를 꺼리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는 지적에 “정의당은 지난번에도 저한테 이상한 의심과 굉장히 섭섭한 비난을 했는데 그렇게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서초동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즉시 검찰개혁을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정치권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지 문제를 제기하고 발제한 것인 만큼 정의당도 대답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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