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1 프로. 애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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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1 국내 예약판매가 18일부터 시작된다. 지난 9월 공개 당시 제품 뒷면의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양) 디자인과 5G 통신을 지원하지 않는 점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전작보다 저렴해진 가격 때문에 예상 외 흥행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애플 마니아층이 초반 예약구매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 시장의 경우 5G 상용화 수준과 5G폰 판매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점이 변수다. 내년 5G 버전 아이폰을 기다리는 대기수요, 해외와 달리 국내 출시 가격은 전작과 같거나 오히려 비싸졌다는 점이 판매에 걸림돌이 될 거란 분석이다.
17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18일부터 기본형인 아이폰11과 고급형 아이폰11 프로ㆍ프로 맥스 3종 예약판매가 시작되고, 25일 정식 출시된다. 이날 공개된 모델별 출고가는 아이폰11 64GB가 99만원, 128GB 105만6,000원, 256GB 118만8,000원이다. 아이폰11 프로는 용량에 따라 137만5,000원(64GB), 158만4,000원(256GB), 183만7,000원(512GB)으로 책정됐다. 같은 용량으로 구성된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각각 152만9,000원, 173만8,000원, 199만1,000원이다.
지난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아이폰11 발표 내용 중 눈길을 끌었던 건 이례적인 ‘가격 인하’ 소식이었다. 미국 기준으로 아이폰11(64GB) 가격이 전작 아이폰XR보다 50달러(약 6만원) 저렴한 699달러로 책정된 것이다. 애플이 중국 제조사들처럼 주력 제품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이폰 전작 가격 비교. 신동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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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하는 지난달 20일 판매를 시작한 일본, 중국 등 1차 주요 출시국 출고가에도 반영됐다. 일본은 1만엔(약 11만원), 중국은 1,000위안(약 17만원)씩 가격이 내려갔다. 최근 중국 구오진(国金) 증권에 따르면 9월 중국 내 애플 판매량은 아이폰11 출시 효과로 전월 대비 78% 증가한 433만대로 조사됐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상위 5개 제조사 중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이달 9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소매점 판매현황 점검 결과 아이폰11 초기 판매량이 아이폰XS 시리즈 때보다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선 아이폰11 가격이 전작과 동일하고, 오히려 아이폰11 프로ㆍ프로 맥스(64GB)는 각각 2만6,000원, 5만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나라별 출고가를 결정할 때 환율 변동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시장 규모가 작고, 가격 변동에 따른 판매량 변화가 적으면 비싼 가격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한국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중국처럼 출고가 인하가 확실한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면 가격을 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가격 부담에 더해 국내에선 5G폰 판매 비중이 전체의 32%(4~6월)에 달해 LTE 버전의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애플 제품이면 무조건 구매하는 마니아들과 기존 아이폰을 중고로 팔아 계속 신형 아이폰을 사는 이들이 초기에 몰리겠지만 2년 이상 길게 쓸 목적인 사람들은 새 5G폰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 역시 주력 제품인 ‘갤럭시노트10’의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노트10 라이트’(가칭)를 85만원 안팎의 가격에 연말쯤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가성비 전략에 대응하고 주춤한 갤럭시 판매량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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