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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통일부, 선수들 3시간 北공항 수속에 "후진국 가면 하루종일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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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식자재 뺏긴 것도 뉴스 보고 알아

與의원 '北에 항의하라' 주문에… 통일장관, 북한 편들며 거부

우리 월드컵 대표팀의 지난 15일 평양 원정경기를 두고 북한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무관중 경기' '공포감 조성' 등 북한의 부당한 조치에 공식 항의하라는 의원들의 요구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날 "선수단이 공포심을 느낀 것 같은데 그 정도면 안 보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축구협회와 정부가 할 역할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항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무관중 경기'에 대해서도 "(남측) 응원단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자기들 나름대로 (관중을 동원하지 않는) 공정성의 조치를 취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며 "북한이 중계권료와 입장권료를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손해를 감수해 가며 '형평성'을 중시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통일부는 평양 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선수단이 식자재를 뺏기는 등 3시간 가까이 엄격한 입국 수속을 밟았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관련 뉴스를 확인한 뒤에도 "후진국에 가면 공항 수속에 하루종일 걸리기도 한다. 특별히 엄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이 사후 제공한 경기 영상 DVD가 '방송 불가' 수준이라 녹화 방송이 불발된 것을 두고도 통일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DVD 제공 계획을 언급하며 "국민이 직접 영상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튿날 또 다른 당국자는 '영상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녹화 중계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모두 거짓말이 됐지만 유감 표명을 하는 통일부 관계자는 없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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