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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기후변화 해결책 찾는 특별한 항해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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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에게 중요한 과제인 기후변화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율주행 전기차나 인공 쇠고기 같은 신기술 기반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환경 문제 해결책도 찾을 수 있습니다."

국내 1세대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오는 12월 '선상(船上) 4차 산업혁명 리더십 과정' 개설에 앞서 지난 10일 이 같은 화두를 던졌다. 환경재단은 오는 12월 7~14일 '제14회 피스&그린보트' 프로그램 일환으로 '4차 산업혁명 리더십 7기 과정'을 운영한다. 이 과정은 크루즈를 타고 여행하면서 기후변화 문제를 신기술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미래 지속가능 경제 모델을 도출해 보기 위해 마련됐다. 2005년 출범 이래 14년간 1만1335명이나 참가한 프로그램이다.

대체로 대도시에서 진행하는 포럼과 달리 크루즈 여행 형태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는 따로 있다. 최 이사장은 "해상 크루즈 포럼의 장점은 먼 바다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둔 채 서로에게 몰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라며 "유명한 초빙 강사들과 딱딱함 없이 자연스럽게 선내에서 마주치며 교류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재단은 2008년부터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도 개설해 지금까지 10년 동안 환경 리더 560여 명을 배출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도 거쳐갔다.

최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이 사회와 경제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 제로' 사회로 나아가려면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신산업이 탄생하고 태양광, 풍력, 조력 등 대체 에너지원을 통해서만 달성 가능하다"며 "공유경제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사물인터넷 센서 등이 이 같은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이사장이 보는 오늘날 전 인류가 처한 가장 큰 3대 문제는 기후·에너지 문제, 국가·계층 간 양극화 문제, 빈곤 문제다. 한국도 겨울철을 맞아 곧 다가올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국내 상황을 바라보는 최 이사장 심경은 착잡하다. 그는 "한국은 두 달 가까이 조국 문제를 이슈로 삼는 반면 실질적인 미세먼지 해결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태적 관점이 일종의 문화이자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생태적 관점이 우리 사회 전반에 녹아들 때 비로소 강한 경제도 실현 가능하다는 게 최 이사장 시각이다. 그는 "과거 한국은 환경 보호를 위한 관련 비용을 줄이면서 수출 제품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마련해 왔다"며 "앞으로 환경에 바탕을 두고 경제 문제에 접근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궁극적으로 더 많은 소비를 위한 욕망을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기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 이사장은 "스포츠카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대신 제주도 올레길을 걷는 취미를 갖는 건 물질적 욕망을 줄이는 구체적 방안 중 하나"라며 "구체적인 친환경 모델을 구축하고 사례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소비를 욕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제14회 피스&그린보트' 프로그램에선 생활 폐기물에 불과했던 페트병 150만개가 재활용돼 아름다운 건축물로 재탄생한 대만의 '에코아크 파빌리온'이나 오래된 양조 공장을 개조해 카페, 협업공간, 전시·공연장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한 '타이중 문화창의산업원구' 같은 실제 '업사이클링' 사례를 참석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전략은 4차 산업혁명에서 나온다"며 "대중이 실제 사례를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선상 강의에는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김문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경영대학원 크립토MBA 주임교수, 노동영 서울대 연구부총장(대한암협회장),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안갑성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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