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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편리하게!" `언택트`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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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편의성 등을 이유로 비대면 `언택트(un+tact)`가 늘고 있다. 이에 유통·음식점·금융업계는 활발하게 언택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대학생 이 모씨(23)는 '언택트(untact)족'이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언(un)'을 결합한 단어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비대면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이 씨는 사람들과 만날 때 피곤함을 느끼곤 한다. 밥을 먹을 때 무인 정보 단말기(키오스크)가 있는 식당을 찾거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쇼핑을 할때도 판매원이 따라붙지 않는 곳을 찾는다.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이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언택트 주요 가맹점 15곳의 매출은 2017년 1월 67억원에서 올해 5월 359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언택트 서비스 이용 이유에 대해 '편의성'(68.7%)과 '대면접촉에 따른 부담'(10.7%), 기타(20.6%)라고 답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8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언택트 문화가 확산한 원인은 ▲'Alone 문화의 영향' ▲1인 가구 증가 ▲초혼 연령 상승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청년 실업률 등이다. 자신만의 시간을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 심리가 변화하면서 언택트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언택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유통업 및 음식업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응 일환으로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 자율주행 스마트카트 '일라이'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5일부터 무인 당일배송용 자율주행차 시범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이르면 내년에 다른 수도권 점포와 해외 점포에도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람과 만나지 않는 서비스를 선호하는 언택트족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풍경도 이젠 낯설지 않다. 패스트푸드 업계를 중심으로 소규모 음식점 등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최근 설치비가 크게 낮아지면서 도입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또 지난 7월에는 테이블 위에 QR코드를 찍어 주문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미래형 식당 '메리고키친'이 문을 열어 화제가 됐다. 푸드테크 기업 '우아한 형제'들이 운영하는 이 식당은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오더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편의성을 앞세워 금융권도 언택트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하나원큐신용대출'은 출시 3개월 만에 취급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출은 3분이면 모바일로 대출한도 조회가 가능해 고객들 사이에서 '컵라면 대출'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계좌개설, 대출로 큰 화제가 된 데 이어 지난해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 상담 서비스 '챗봇'을 도입하면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언택트 서비스가 늘어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8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구매, 예약·예매, 금융거래 서비스를 PC나 모바일 같은 디지털 기기로 이용하는 장노년층(50대 이상) 비율은 69.8%에 그쳤다. 디지털정보 격차로 인해 노년층이 언택트 환경에서 겪는 불편함뿐 아니라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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