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 간접지원 등 검토 관측…남북소강 속 '南지원 거부' 기조 유지 가능성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감에서 북한과 돼지열병 방역협력 체계에 대한 질문에 "국제기구를 통해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며 "방역 협력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NGO(비정부기구)와도 협력할 수 있다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북한에 방역협력을 제안한 내용의 대북통지문에는 답이 없다고 전했다.
이러한 발언은 현재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팎의 접경 지역에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퍼져 있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는 만큼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 방식'을 활용해서라도 북한과의 방역 공조가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질의에 답변하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
실제로 국내 돼지열병 사태는 정부의 발병 초기 '오판'과 달리 '북한 유입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날 현재까지 양돈농가에서 확진된 14건의 사례 모두 경기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 비무장지대(DMZ)∼민통선 안팎에서 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정부는 뒤늦게 헬기까지 띄워 DMZ를 소독하고 '멧돼지 소탕 작전'까지 벌이는 상황이다.
김 장관도 이날 국감에서 북한의 바이러스 확산 실태에 대해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걸로 알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전방 야생멧돼지 총기 포획 (PG) |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 방식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경우 대표적 기구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를 통한 소독약, 방역기금 지원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FAO는 이미 자체적으로 북한에 돼지열병 조사단 파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 블룸버그 통신은 FAO 관계자를 인용해 조사단 파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관건은 북한이 호응할 지 여부다.
북한이 남북경색 국면 속 정부의 돼지열병 방역협력 제안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 협력 등도 거부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한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대북식량지원 역시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실무선에서 거부 의사를 밝혀 현재 모든 절차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북한이 돼지열병 확산 실태를 함구하고 있는 점도 방역협력에 소극적일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강도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했다고 처음 공식 보고했으며, 그 이후 현재까지는 추가 발병 사례를 밝히지 않고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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