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살처분 15만5000마리 육박
바이러스 생존력 강해 재사육 먼길
이달 9일을 마지막으로 일주일간 농장에서는 더 발생하지 않으며 주춤해졌지만 언제 어디서 확진사례가 나타날 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특히 경기·강원 접경지역의 야생멧돼지서 최근 잇따라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발생 농가의 돼지 재입식은 기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양돈업계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은 파주·강화(각각 5건씩), 연천·김포(각각 2건씩)지역 사육돼지 4개 시군 총 14건으로 집계됐다. 야생멧돼지 폐사체 바이러스 발견현황은 철원(4건)과 연천(3건)으로 2개시군 총 7건이다.
정부는 긴급행동지침(SOP) 상 범위 500m를 뛰어넘어 발생 농장 반경 3㎞까지 돼지를 살처분하고, 중점관리지역과 발생·완충 지역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등 방역에 역량을 집중해 대응해왔다. 지난 한달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모두 15만4548마리에 이른다. 이 같은 강력한 조치에 힘입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달 9일 연천을 마지막으로일주일간 잠잠한 상태다.
그러나 양돈 농장을 중심으로 한 ‘집돼지’ 감염은 소강 국면에 있지만 최근 야생멧돼지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중점 방역의 대상이 바뀌었다. 학계에서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감염 경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음에도 불구하고 ‘휴전선 철통방어’를 내세우며 그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봤던 정부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기세가 수그러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이 상태에서 그대로 꺾인다고 하더라도 경기 북부의 농장에서 다시 돼지 소리가 들리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발생 농장은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이 경과하고, 단계별 요령에 따라 이뤄지는 60일간의 시험을 무사통과해야 다시 입식(돼지를 들임)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실제로 입식이 이뤄지기까지는 이보다 훨씬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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