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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간] 판사유감·미중 패권전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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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라는 무기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판사 유감 = 문유식 지음.

현직 판사로서 지난 2014년 법원 내부 게시판에 꾸준히 쓴 글을 모아 같은 제목의 책으로 엮어낸 저자가 최근 법원과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글을 추가해 개정증보판을 내놓았다.

지난 2015년 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 법관이 과로사한 사건을 계기로 법원 게시판에 개설된 토론방에 올린 글을 비롯해 법원 조직과 법원 및 판사의 역할에 관한 저자의 견해를 담은 글 등을 추가로 실었다.

저자는 법관에게 가장 중요한 재판 업무가 뒷전으로 밀리고 법관들이 자신의 일에서 보람을 찾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대법원장의 참모조직에 불과한 법원행정처가 과도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개정증보판에서 저자가 견해를 밝힌 사건은 2017년 6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둘러싸고 사상 최초로 소집된 전국법관대표회의와 같은 해 9월 한 법관이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린 '재판이 곧 정치다'라는 글을 계기로 촉발된 법관의 정치성 논란까지다.

저자는 서문과 에필로그를 통해 "2018년 1월 법원행정처 컴퓨터에서 발견된 문건들을 읽은 후로는 참담한 마음에 법관게시판에 어떤 글도 쓸 수 없었고 신문에 쓰던 칼럼도, SNS도 그만두었다"면서 "먼 훗날, 다시 이 책을 개정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다시 담대한 희망을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학동네. 316쪽. 1만5천원.

연합뉴스


▲ 미중 패권전쟁은 없다 = 한광수 지음.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은 한국경제에도 최대의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책은 제목이 시사하듯 지금 겉으로 드러난 것처럼 미중 관계는 파국 국면이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고 진단한다.

40여년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중국 고문, 연구원 등으로 일한 중국 전문가인 저자는 마오쩌뚱과 덩샤오핑 등 중국 건국의 지도자들이 미국을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대상으로 생각했다는 것과 장쩌민에서 시진핑에 이르는 후대의 지도자들이 선대의 유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독창적으로 적용했는지를 역사적 사실을 들어 설명한다.

또 1979년 미중 수교 이래 1997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금융공격, 1999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무산, 같은 해 유고연방 중국대사관 폭격과 중국의 미 핵기술 탈취 의혹 등 갈등과 위기를 겪으면서도 양국 관계는 오히려 탄탄해졌다면서 앞으로도 '협력이 주축, 대립은 부산물'이라는 양국 관계의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겨레출판. 364쪽. 1만8천원.

연합뉴스


▲ = 코르넬라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침묵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가 불교의 선승(禪僧)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는 사실이 이채롭다.

저자는 철학적 성찰의 도구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침묵을 내민다. '말 대신 침묵하라'가 아니고 '말의 양을 조절해 침묵을 효과적인 설득의 수단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말은 할수록 힘이 떨어진다', '듣는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말하는 자가 통제한다는 착각을 버려라',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려라' 등 상황에 따른 51가지 '침묵 도구'를 제시한다.

가나출판사. 272쪽. 1만4천500원.

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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