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일본 사과받을 때까지 할머니들 옆에 있을 것" 수요시위 빛낸 학생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송다영 기자 = "영화를 보고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알게 됐는데 편찮으신 할머니들을 대신해 일본에게 사과받을 때까지 우리가 늘 옆에 있겠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물렀던 16일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교복을 입은 수많은 학생들이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 모였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온 학생 800여명은 이날 열린 제1409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장곡중학교 오은석·반소정 학생은 "학교에서 영화를 보고 뱃지 만드는 활동을 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알게 됐다"며 "편찮으신 할머니들을 대신해 일본에게 사과받을 때까지 우리가 늘 옆에 있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40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19.10.16 alwaysame@newspim.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동고등학교 1학년 김나현 학생은 "얼마전 영화 '허스토리'를 봤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냐'는 질문에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미안해서'라는 영화 주인공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며 "나는 투정 부리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은 내 나이 때 우리가 상상도 못할 고통을 겪었다는 게 죄송해서 활동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발언대에 오른 학생들은 일본군의 만행과 일본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며 각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포부를 밝혔다.

거창고등학교 김여원 학생은 "소녀들이 가장 꽃다운 나이에 일제에 속아 강제로 끌려갔다. 교과서에는 너무나도 많은 현실이 생략돼있다"며 일본대사관을 향해 일본어로 "아직 늦지 않았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외쳤다.

진위초등학교 6학년 천우진·박승훈 학생 외 10명은 "일본 어느 높은 장관이 '한국의 불매운동은 금방 식을 것이다. 이게 한국인의 특성이다'라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때 그 일을 절대 잊지 않고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날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진위초등학교 학생 12명은 무대에서 큰절을 올렸고, 한 학생은 짧은 발언을 마치고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쳤다. 일부 학생들은 직접 만든 포토카드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촉발돼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됐다. 이후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과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를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sdy6319@newspim.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