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은행들 "내년 경영목표 수정 불가피...이자로 먹고살던 시대 끝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자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비이자수익 확대도 한층 어려워지고 있어 당장 내년도 경영목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내년부터 NIM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경영 목표를 수정하고 나섰다. 기준금리가 1.25%로 인하되면서 이자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인 1.25%(2016년 6월 인하)까지 내려왔다.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한차례 더 내릴 것이란 의견이 우세한 상황에서 다시 금리를 내리면 신(新)저점을 기록하게 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내년부터 NIM이 5~10bp 가량 하락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은행이 이자수익으로 먹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내년도 경영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국내 은행은 전체 수익의 80% 이상을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그 만큼 금리 하락으로 인한 예대마진 감소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는 영향이 크다.

뉴스핌

은행별 NIM 추이 및 전망 [그래프=하나금융투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총대출금리에서 총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 차는 지난해 12월 2.31%p에서 올해 6월 2.28%p, 8월 2.21%p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67% 수준이었던 NIM은 올 상반기 1.61%로 0.6%p 떨어졌다. 지난 7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반영된 가운데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에 이어 내년 상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면 내년 2분기까지 NIM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평균 5bp만 하락해도 대출증가효과를 완전히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출성장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가계 대출은 부동산 규제 강화로 늘어나기 어렵고, 기업 대출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경기침체로 대기업 대출은 이미 감소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은 우량 기업 확보에 한계에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선 내년 3% 이상 대출증가율을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비이자수익 마저 위축될 조짐이다. DLF에 라임자산운용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 투자심리는 얼어붙고, 은행들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모두 어렵고, 점포를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은 늘려야 하는 등 비용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며 "결국 답은 해외시장 뿐인데, 이마저 국내 은행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yrchoi@newspim.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