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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D의 공포에···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기준금리 1%'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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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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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다시 역대 최저인 1.25%로 내려앉았다. 디플레이션 우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라는 교과서적 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효과가 얼마나 되느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1.25%로 조정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하(1.75→1.50%)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인하다.

1.25%는 역대 최저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이다. 과거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린 뒤 유지하다가 2017년 11월 1.50%로 올린 적 있다. 이번엔 1년 11개월 만에 다시 최저 기준금리로 돌아갔다.



"수요측면 물가상승 압력 낮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석 달 만에 다시 내린 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아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지속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시점이 지연돼 7월 전망한 올해 2.2%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11월 수정 전망치를 1%대로 낮추냐는 질문엔 “다음 주 발표할 3분기 실적을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은 이미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 후반으로 낮춰 잡았다.

이례적인 마이너스 물가도 걱정거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은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까지는 아니라면서도 저물가를 우려한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수요 위축으로 저물가가 오래 가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실물경기까지 위축돼 ‘D의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 한은으로서는 물가하락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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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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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소수의견 2명 나와



0.25%포인트의 소폭 기준금리 인하로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화폐유통속도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금리를 내려 돈을 풀어도 소비·투자확대로 이어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풀린 돈이 부동산시장으로만 쏠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 때문에 이날 금통위에서 이일형·임지원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동결하자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금통위원 간) 이견이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금리를 인하하면 실물경기를 북돋우는 긍정적 효과가 분명히 있지만 부동산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잠재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중 기준금리 1.00% 가나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다음 스텝에 쏠린다. 1.00%의 기준금리는 한은 역사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다.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지만 필요시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다만 시기는 11월은 아닌 내년이 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며 완화정도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너무 급히 가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경기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통화정책 공조가 뒷받침 됐다”며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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