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LTE에 이어 5G도 주도한다
5G 시대가 7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서울·경기 지역 위주의 5G 커버리지(적용 범위)는 전국 단위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5G 이용자 수도 통신3사를 합쳐 300만명을 돌파했다.
LTE(4세대 이동통신) 시대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얼리어답터 그룹이 중·장년층인 40·50대라는 점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40·50대 5G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45.5%로 43.3%인 20·30대를 앞섰다. 세부적으로는 40대가 28.3%로 1위, 30대가 27.3%로 2위고 뒤를 이어 50대(17.2%), 20대(16%) 순이었다. 2011년 LTE 상용화 초기 30대와 20대가 각각 29.1%, 25.2%를 차지해 1·2위였고 뒤이어 40대, 50대 순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사용 연령층이 올라간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1년 LTE 상용화 6개월 때만 하더라도 전체 가입자 중 20·30대 사용자와 40·50대 사용자 비중이 각각 54%, 31%였지만 이번에는 역전됐다"고 말했다.
40·50세대가 5G 주력 사용자로 부상한 이유로 통신업계는 5G 요금제와 스마트폰이 LTE보다 비싸다는 점을 꼽는다.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기 위해서는 최소 월 8만9000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해야한다. 갤럭시A90 5G 한 기종만 빼고는 모든 기종이 출고가가 100만원이 넘는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25% 요금할인 제도 도입 등으로 LTE 시대와 같은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자취를 감추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구매력이 높은 40·50대 소비자들이 5G 서비스에 먼저 올라탔지만 보조금에 민감했던 20대 소비자들은 LTE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40대가 한국 IT 발전기를 몸소 겪은 세대여서 5G로 빨리 옮겨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45세인 1974년생을 기준으로 보면 이들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이던 1990년대 초·중반 삐삐(무선호출기)를 처음 썼고 대학 졸업반이나 사회 초년생이었던 1990년대 후반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2010년대 초반에는 30대 중·후반으로 얼리어답터를 자처했다. 첨단 이동통신 기기를 가장 빨리 접하고 많이 써온 것이 지금의 40대라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20대 소비자들은 5G를 통해 처음 통신 세대의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며 "삐삐부터 피처폰, 스마트폰을 모두 경험한 40대와 비교하면 IT의 세대 전환에 오히려 둔감한 편"이라고 말했다.
◇IT산업 거점, 경기 주민 얼리어답터
SK텔레콤 5G 이용자 중 절반 가까운 46.1%가 서울·경기도 주민이었다. 인구 분포상으로나 초기 5G망 구축 당시 통신사들의 투자가 이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에선 예상 가능한 결과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경기도민이 26.1%로 서울시민(20%)을 크게 앞섰다. 경기 24%, 서울 19%인 단순 인구분포보다 격차가 더 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군별로 살펴보면 5G 가입자가 가장 많은 곳은 수원, 용인, 화성, 성남 등 모두 경기도 소재 IT 산업 중심지"라고 말했다. 수원은 삼성전자의 본사 소재지이자 광교 신도시가 있고, 용인·화성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수지·동탄 신도시가 있다. 삼성전자와 인근 IT 계열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중이 높다. 결국 기술 트렌드에 밝고 소득 수준이 높은 이 지역들의 소비자들이 5G 얼리어답터가 된 것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서울의 경우 5G 가입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송파구, 강남구, 강서구 순이었다. 송파·강남은 고소득층이 많고, 강서구는 LG사이언스파크 등이 있는 마곡 등을 중심으로 첨단 기술에 밝은 소비자들이 많이 거주한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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