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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국내 연구진, 일본 독점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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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신개념 친환경 플라스틱을 내놓은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 왼쪽부터 박슬아 연구원, 박제영 박사, 전현열 박사, 황성연 센터장, 오동엽 박사.


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플라스틱인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을 독점 보유하던 일본 제품보다 강도와 투명도가 높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울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팀은 포도당에서 유래한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소바이드에 나노셀룰로오스라는 물질을 섞은 새로운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그린 케미스트리’ 10월 표지 논문과 2019년 주목할 논문에 동시에 선정됐다.

본래 석유를 원재료로 만드는 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데, 주로 유리를 대체하는 데 쓰인다. 그런데 여기엔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인 ‘비스페놀A(BPA)’가 들어 있어 국내에서는 젖병과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가 주목 받았고, 현재 이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한 건 일본 미쓰비시케미컬이 유일하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의 핵심은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인 아이소소바이드에 ‘나노셀룰로오스’라는 물질을 섞은 것이다. 나노셀룰로오스가 일종의 보강재 역할을 하면서 강도가 크게 개선됐다. 석유를 원료로 한 폴리카보네이트의 인장 강도는 55~75MPa, 식물성 원료를 쓴 일본 제품은 64~79MPa였지만 이번에 나노셀룰로오스를 넣은 국내 연구진의 제품은 93MPa를 기록했다.

빛이 통과하는 수준을 나타내는 ‘투과율’도 높았다. 석유 폴리카보네이트의 투과율은 90% 수준, 일본 제품은 87%였지만, 국내 연구진의 제품은 93%에 달했다. 연구진은 자동차 선루프와 고속도로 투명 방음시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 외장재 등에서 기존 폴리카보네이트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동엽 박사는 “쥐를 이용한 염증 실험에서도 독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난감, 젖병, 유모차뿐만 아니라 임플란트와 인공 뼈 소재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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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빛이 통하는 정도인 ‘투과율’이 기존 제품보다 높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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