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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눈을 감을 때 비로소 도시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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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눈 감고, 도시'.효형출판


[파이낸셜뉴스] 인간은 오감의 동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독 오감 중 시각적 가치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세상을 경험한다. 우리의 삶의 공간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눈으로 본 도시만을 기억하고, 그 속의 삶을 바라보지 않고 스치듯 지나가듯 사진찍기에 열중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시선을 깨고 '시각을 제외한' 후각, 촉각, 청각, 미각 등 사감으로 도시를 느끼는 책이 출간됐다. 파리 8대학 건축학 박사, 프랑스 정부공인 건축사로,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의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최민아가 쓴 '눈 감고, 도시(효형출판)'다.

책은 낭만의 도시로 기억되는 파리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악취의 도시였던 파리를 고증하는 삽화로 '후각'으로 기억되는 파리를 말한다. 하수도가 없어 거리는 오물로 가득했고, 몸을 씻지 않고 향수로 악취를 가리기 바빴던 파리지앵들. 찌든 내와 함께였던 충격적인 파리의 과거 민낯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시계가 없던 시절, 도시에 시간을 알리는 매개였던 종소리를 떠올리며 '청각'으로 느끼는 도시를 말한다. 불과 100여년 전 한양에 살던 사람들은 보이는 시간이 아닌 들리는 종소리의 시간에 의지했다. 이외에도 무슬림들이 이슬람의 성지 메카를 경험하기 위해 하는 행동 종교적 의식과 폴란드의 비엘리치카 지하 소금 예배당에 관한 이야기도 책 속에 담았다.

'눈 감고, 도시'를 통해 저자는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많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도시를 즐길 수 있는 법을 일러준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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