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생산 모두 내리막
국내외 기관, 올 성장 전망 1%대
청와대·정부는 "韓경제 선방"
총선 의식한 '표잡기용'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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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청와대가 한국 경제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현실성이 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가장 최근 언급은 지난 13일 청와대 이호승 경제수석의 "우리 경제는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브리핑이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올해보다 내년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반등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내외 예측기관들이 올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추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나친 낙관론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주목되는 수치는 이번주 발표될 국제통화기금(IMF) 성장률 전망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현재까지 올 한국 성장률을 지난해 발표 수치인 2.6%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전망 발표에서는 하향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끊임 없이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표잡기용 낙관론'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IMF와 정부에 따르면 IMF는 1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2019년 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그동안 IMF를 제외한 나머지 국제기구·연구기관들이 2%대 초반까지 하향조정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큰폭의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추경 효과 "글쎄"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40%를 웃도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수출은 경제상황을 판가름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 수출은 10개월째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수출가격도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8월까지 줄곧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 수출을 떠받치는 반도체 경기의 반등세 조짐이 없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1.5%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올해까지는 반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6.3% 줄어든 117억5700만제곱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클락 청 SEMI 이사는 "올해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0년은 돼야 반도체 업계가 안정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8월까지의 경제지표는 투자도, 생산도 부진했다.
■"경제 문제없다"는 靑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는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지적을 지속 반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날 "(한국 경제는) 실력에 비해서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데 그 원인은 경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즉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하락일 뿐,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가진 잠재력에 따라 다시 성장할 거란 의미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미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 국제기구, 금융투자업계 등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2% 미만을 전망한 기관도 △ING그룹 1.60% △IHS마킷 1.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1.80% △골드만삭스 1.90% 등 열 곳이 훌쩍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월 2.4%에서 지난달 2.1%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25년이면 우리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경제성장률 하락세는 단순히 경기순환의 요인에만 기인한다고 볼 수 없고,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과 같은 성장동력 위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현 정부 들어 경제상황 판단과 관련된 메시지가 청와대에서 직접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짙다"며 "정부가 민간연구소, 외부기관들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총선에 대비해 '표 결집용' 경제낙관론을 펴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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