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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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51)이 국내 1위 렌털기업 코웨이의 유력한 새 주인으로 떠올랐다. 2015년 이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온 방 의장은 이번에 게임업계를 뛰어넘어 이종 산업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넷마블과 코웨이가 목표로 밝힌 ‘실물 구독경제’도 시장의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 방준혁의 승부수 이번엔 코웨이
14일 넷마블은 컨퍼런스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웅진코웨이 지분인수 참여 계획을 밝혔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의 지분 25.08%를 1조8000억 원대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른 경쟁자가 없어 조만간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넷마블을 설립한 방 의장은 비슷한 시기에 성장한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달리 비개발자 출신의 사업가다. 인터넷 영화사업을 시작으로 위성인터넷 콘텐츠 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넷마블이 성장의 침체에 빠질 때마다 과감한 투자로 ‘승부사’ 기질을 보여 왔다.
2015년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자 방 의장이 엔씨소프트 지분 8.9%를 인수하며 ‘백기사’로 나선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를 기회로 방 의장은 김택진 대표의 마음을 얻어 엔씨소프트의 핵심 IP(지적재산권)인 ‘리니지’를 사용할 특권을 따냈다. 이는 2017년 넷마블이 상장하는 데 효자 역할을 했던 ‘리니지2 레볼루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방 의장은 2015년에 미국 모바일 게임사인 잼시티(1500억 원), 2017년에 캐나다 모바일 게임사 카밤(9000억 원) 등 굵직한 해외 인수를 이끌었다. 중국 업체에 밀려 실패했지만 2016년엔 글로벌 최대 소셜카지노게임사인 플레이티카 인수전에 4조 원을 들고 뛰어들기도 했다. 올해에는 10조 원대 넥슨 인수전에 참여했다.
● 현금 여력 충분… 이번엔 구독경제
게임업계에선 방 의장이 최근 수년 간 중국 시장 위축과 히트작 부재로 침체에 빠진 국내 게임업계의 돌파구로 ‘탈(脫)게임’이란 화두를 제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코웨이 인수에 앞서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에 20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코웨이를 통해 실물 구독경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내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해진 기간 동안 주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신사업이다. 넷마블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을 정수기 등 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접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주문 및 배송 시스템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교체수요를 파악해야 했기에 새 시스템을 갖추면 지금보다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이날 IR에서 “이번 코웨이 투자는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큰 잠재력을 가진 인수합병 기회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게임사업과 실물 렌털 사업 간의 시너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이날 장 마감 기준 웅진씽크빅과 웅진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21.95%, 29.89% 오른 반면 넷마블은 소폭(0.75%) 하락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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