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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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렌털업계 '공룡'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선 가운데 증권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앞선다. 사업 다각화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게임과 렌털이라는 상이한 업종 간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14일 증권시장에서 넷마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0.75%) 하락한 9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2%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1.72% 하락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이것이 호재일지 악재일지 분주히 계산기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웅진씽크빅과 웅진의 주가가 이날 급등한 것과는 반대 양상이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1일에도 장중 한 때 5.2%까지 주가가 빠지면서 인수 부작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는 이유는 넷마블도 웅진처럼 무리한 인수로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웅진은 2012년 유동성 위기로 알짜 자회사인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이후 이를 되찾기 위해 약 1조9000억원을 들여 지난 4월 웅진코웨이를 재인수했다. 하지만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웅진코웨이를 되찾은지 3개월만에 다시 매물로 내놓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와 경영권을 합쳐 인수 가격으로 1조8300억원을 제시했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넷마블의 유동자산은 2조7200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7200억원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2조원 이상 풍부한 현금을 가지고 있어 재무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우려는 게임과 렌털사업의 시너지가 커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넷마블은 게임산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을 렌털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를 선점한다는 계획이지만, 게임과 렌털사업 주고객층이 다르고 업종 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떨어진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다른 게임업체 인수로 글로벌 '탑5' 게임사로 올라선다는 넷마블의 비전이 웅진코웨이 인수로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넷마블은 앞서 넥슨 인수에는 실패하긴 했지만 M&A(인수·합병)를 통한 사세 확장을 위해 꾸준히 현금을 모아왔다. 이를 게임업체 인수가 아닌 렌털업체 인수에 사용한다면 추가 M&A를 위한 여력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그동안 M&A를 통한 성장 가능성으로 동종업계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받아 왔는데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로 그 기대가 다소 꺾였다"며 "넷마블이 게임업체로서 성장 방향과 정체성이 모호해 졌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실현할 수 있느냐다. 넷마블은 게임업체 특성상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도 널뛰기해 왔는데,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렌털사업 진출은 분명 실적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사업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198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넷마블은 강력한 게임 IP(지적재산권)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2017년 말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는 넷마블의 보유 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과 렌털사업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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