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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혐한 저류에 韓경제 성장, 日지위 하락 있다"日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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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자 나카지마 도쿄 공업대학 교수 아사히신문 인터뷰

"과거 韓얕보던 日 장년층, 시대 뒤쳐져"

"韓이 자기주장 강화하는 모습 마음에 들지 않아 해"

뉴시스

【서울=뉴시스】나카지마 다케시(中島岳志) 도쿄(東京)공업대학 근대일본정치사상사, 동아시아 지역 연구 교수가 지난 8월 1일 도쿄의 일본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일본 내셔널 프레스클럽 유튜브 공식 계정(@jnp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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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예진 기자 = 일본의 정치학자가 최근 일본에서 확산하는 혐한(嫌韓)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에 비해 일본의 지위가 약해지고 있는 것을 꼽았다.

나카지마 다케시(中島岳志) 도쿄(東京)공업대학 근대 일본정치사상사, 동아시아 지역 연구 교수는 14일자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번지고 있는 혐한과 혐한을 부추기는 일본 언론에 대해 "1980년대에 한일 각각에서 일어난 3가지 요인을 원류로 하는 새로운 타입의 현상으로 보고있다"고 분석했다.

나카지마 교수는 3가지 요인 가운데 두 가지는 일본의 변화, 한 가지는 한국의 변화를 들었다.

우선 ▲일본에서 20~30대 시절 전쟁을 겪어 전시체제를 싫어하는 전중(戰中)파 보수 언론인이 논단에서 물러난 것 ▲1982년 나가소네 야스히로(中?根康弘)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靖?)신사를 공식 참배, 각료의 한일합병을 둘러싼 실언 등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이 정치문제화 된 것을 꼽았다.

그리고 나머지는 "1987년 이후 한국의 민주화"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겨례 신문 같은 진보계 언론도 생겨 위안부 문제의 고발 무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 3가지 이유만으로는 현재의 ‘강한 혐한’까지는 도달하지 않는다면서 더 큰 요인으로 "한국이 경제성장으로 국력을 쌓는 한편 세계에서 일본의 상대적 지위가 내려간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자세도 '일본에게 말할 것은 말한다'는 변화가 생겼다. 이웃나라 한국이 자기주장을 강화하는 모습은 일부 일본인들에게 있어 자신상실과 합쳐지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파, 특히 나이 많은 세대에 보다 많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사히 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장년층으로 올라갈수록 한국을 싫어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이에 대해 나가지마 교수는 "과거 한국을 얕보는 듯 하던 중장년 세대에서는 그런 경향이 어느 정도 납득간다"며 "이 세대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 일본 내셔널리즘의 모습이다"고 비판했다.

나카지마 교수는 1980년 대 이후 일본의 정치 상황도 반한(反韓)·혐한을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민당이 야당이 된 1993년 총선거에서 처음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당선됐다"며 "이 시기 자민당 내에서는 2차대전을 침략전쟁으로 인정한 호소카와(細川)내각과 비둘기파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총재에 반발하며 '역사·검토위원회'가 발족했다. 이것이 현재 아베 총리나 주변 움직임으로 이어진다"고 풀이했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은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사죄를 담은 '고노 담화'를 발표한 인물이다.

그는 특히 "(역사·검토위원회 출범)이전 자민당 우파와 보수 논단에서 반한, 혐한은 (현재와 같은)강한 형태로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나카지마 교수는 보수사상을 바탕으로 자신과 다른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18세기 영국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를 인용하기도 했다. '보수 정치가야 말로 한국과 대화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질문받자 "그렇다. ’우리가 옳다. 한국이 이상한 말을 계속한다‘는 고집스러운 자세는 나에겐 보수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 타개책에 대해서 다원적인 채널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한일 관계가 중요한 전제를 빼놓고 왔다고 생각한다. 서로 합의 형성을 하려는 의사를 잃는다면 말도 안되는 상태로 빠져들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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