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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부인 재판 앞두고 사퇴한 조국… “가족에게 알아서 견디라 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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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개혁 방안 브리핑'을 열고 검찰 특수부 명칭 변경과 부서 축소, 수사범위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 발표 후 취재진과 질의 답변을 위해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이 14일 사퇴를 결정했다. 조 장관은 그동안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혀왔지만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들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고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전했다. 검찰은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이번 주에는 아내 정경심(57) 교수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됐다.

◆ 인사청문회 동시에 불구속 기소된 정경심…이번주 첫 공판준비기일

정 교수는 딸 조모(28)씨의 스펙 위조 논란으로 오는 1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에서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둔 상태다. 정 교수는 조씨가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자기소개서 실적에 기재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위조하는 데 관여한 혐의(사문서 위조)로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지난달 6일 불구속 기소됐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 관련 의혹이 일자 “아이가 학교 가서 중·고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실제로 했다”며 “딸이 실제 표창장을 받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물 분석 결과 특정일에 위조 순서와 과정이 명백히 확인되는 파일을 확인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지난달 2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에서 취재진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출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조 장관 사퇴 발표날 檢 정경심 5번째 소환…사모펀드 의혹 조사 속도

조 장관 5촌 조카 조모(36·구속기소)씨도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 심리로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 교수를 상대로 해당 사모펀드 운용에 관여했는지, 증거인멸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조 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힌 이날도 검찰은 정 교수를 5번째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정 교수는 관련 의혹들을 부인하며 검찰 조사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첫 조사가 이뤄진 지난 3일 정 교수는 건강상태를 이유로 오후 5시쯤 귀가를 택했고 다음날엔 병원에 재입원해 검찰의 2차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딸 조민씨도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고졸이 돼도 상관없지만, 어머니가 하지 않은 일을 저 때문에 책임지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변에서 어머니가 수사를 받고 있는 저를 보호하려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들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고들 한다”며 “저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으니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싶어 나왔다”고 심경을 전했다.

검찰은 웅동학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 장관의 동생 조모(52)씨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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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길 것”

조 장관은 사퇴 입장문에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 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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