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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기로에 선 신풍제지…평택 공장 연말까지만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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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고덕신도시 재개발로 생산라인 이전 불가피

새만금 이전 고려했으나 운송비 등 문제로 이전 고심

업계에서는 제지업 철수 수순 의혹 시선도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백판지 제조ㆍ판매업체인 신풍제지가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다. 평택 고덕 국제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인해 공장을 이전해야 하지만 이전 부지를 확정하지 못해 생산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4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지는 평택 공장을 올해 12월 말까지만 가동하기로 했다. 신풍제지는 평택공장에서 하루에 780톤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전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


신풍제지는 국내 최초로 백판지를 생산하기 시작해 반세기 넘게 제지업을 이어왔다. 1960년에 성수동에서 설립된 신풍제지는 1978년에 마닐라판지 평택공장을 세우고 1987년에 평택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창업주인 정일홍 명예회장은 직접 5호기와 6호기를 설계할 정도로 제지업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현재는 아들인 정학헌 회장이 최대주주다. 신풍제지의 백판지 시장 점유율은 11%대로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세하에 이어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541억원이었고 이중 백판지 매출이 1375억원에 달했다.


당초 신풍제지는 군산 일대로 공장 이전을 검토해왔다. 2007년 군산 오식도동 일대 토지를 6만7178㎡를 매입했으나 장기 미착공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고 13개 필지 중 12개 필지를 매각했다. 2017년 10월 새로운 공장 부지로 새만금 일대인 군산시 비응도동 토지 6만6115㎡를 매입했지만 이전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제지업 특성상 부피가 큰 제품을 운송하다보니 물류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서다.


신풍제지 관계자는 "12월까지만 생산하고 공장 이전에 최소 10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공장 이전 부지는 확정짓지 못했다"며 "(새만금 일대로) 공장을 이전하면 운송비가 더 많이 들어갈 수 있어서 효율적인 입지를 찾고 있다. 해외 이전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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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당장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에 신풍제지는 종이를 수입 유통ㆍ판매를 늘려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풍제지는 2010년부터 수입지를 판매해왔고 지난해 수입지 판매 매출은 96억원을 기록했다. 신풍제지 관계자는 "백판지 외에 수입지를 납품받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전계획이 확정되면 생산 인력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지업계는 신풍제지의 공장 가동 중단을 두고 제지업에서 철수 수순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백판지는 상품포장지에 주로 쓰이는데 국내 경기가 악화되고 대 이란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해외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경쟁업체들도 생산 설비를 중단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고지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신풍제지가 1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5년과 2017년에는 196억원,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풍제지는 수입차ㆍ수입지 판매업체 에스피모터스, 꿈의실현1331, MCN 사업을 하는 에이트엠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최근 사업목적에 화장품ㆍ건강보조식품ㆍ건축자재 제조ㆍ판매업 등을 추가하기도 했다. 제지업 철수설에 대해 신풍제지 측은 "제지업 철수 계획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 없다"고 답변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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