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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배당주 사러 미국 몰려가는 투자자들…주의할 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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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해외주식 직구(직접구매) 열풍이 불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FAANG+M(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마이크로소프트)'이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기술주 주가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최근에는 배당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주식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복수의 프라이빗 뱅커(PB)는 "최근 안정적인 고배당 미국 주식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기술주 등 성장주 랠리가 펼쳐지면서 주식시장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분위기"라며 "반면 미국 배당수익률은 국채금리를 앞서기 시작해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미국 배당주는 모건스탠리·JP모건 등 금융회사가 발행한 우선주, 리츠, 고배당 및 저변동성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들이다. 통상 수익률은 연 5~7% 안팎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배당주는 국내 배당주와 성격이 다르거나 배당에 임하는 기업의 자세 또한 한국 기업과 다른 측면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①우선주, 발행회사 재매입권리 있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금융회사가 발행한 우선주다. 인지도가 높으면서 배당수익률이 연 6~7% 선이고, 달러 강세일 경우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배당수익률만 보고 매수하면 곤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JP모건이 발행한 우선주 JPM/G를 예로 들면, 이 우선주는 11일(현지시각) 종가가 25.95달러다. 연 배당금이 1.525달러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 배당률은 5.88%다. 액면가는 25달러이며, 만기일이 없다.

그런데 이 우선주는 발행회사(JP모건)에 재매입 권리(redeemable)가 있으며, 권리 행사 가능일이 2020년 9월 1일이다. 또 재매입가는 액면가인 25달러로 고정돼 있다. 투자자가 28달러에 샀든, 30달러에 샀든 내년 9월 1일에 회사가 요구하면 25달러에 팔아야만 한다.연 배당이 1.5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현 주가대로 매수하면 손에 쥐는 것은 10개월간 보유하고도 고작 0.6달러 정도에 그친다.

함동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우선주는 발행회사에 재매입권리가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요즘과 같은 시중금리 하락기에는 발행회사가 우선주를 매입한 뒤 더 유리한 금리에 우선주를 재발행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에, 재매입이 가능해지는 시점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②한국보다 훨씬 흔한 '배당쇼크'

또 하나의 특징은 미국 기업은 실적이 악화됐을 경우 배당을 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한번 배당 성향이 결정되면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그대로 유지한다. 앞서 삼성전자(005930)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간 9조6000억원 규모의 3개년 배당 계획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올해는 이익 규모가 대폭 줄었지만, 그래도 배당은 줄이지 않았다. 신한지주(055550)또한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지난해 오렌지라이프(079440)(옛 ING생명)를 인수한 이후로도 고배당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오렌지라이프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였던 시절부터 연간 6% 안팎의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은 벌 땐 확실히 배당하되, 여력이 줄면 대폭 삭감한다.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기업은 배당성향이 높아 때로는 부채까지 일으켜 고배당을 실시하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배당을 확 줄이곤 한다"면서 "미국 경기가 둔화국면으로 접어든다면 배당주 투자 또한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③연말배당보다 흔한 월배당·분기배당

한국 기업은 연말배당, 반기배당이 많지만, 미국 기업은 월배당이나 분기배당을 하는 곳도 많다. 월배당을 실시할 경우 매월 배당금이 집행되기 때문에 딱히 연말이 된다고 해서 수요가 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PB는 "연말을 앞두고 미국 배당주를 사고 싶다는 투자자가 열 중 여섯, 일곱은 된다"면서 "결산 배당을 생각하고 10~12월에 주식을 사는 것은 틀린 전략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연말에 투자하면 오히려 내년도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될 수 있으며, 경영 전략 또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PB와 상담 이후 매매하거나 아니면 ETF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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