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2017년 7.2%에서 올해 2분기 9.0%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직장을 잃는 중장년층 가장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소득이 없을 경우 가계소득이 크게 줄면서 '실직→소득감소→가정경제 위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14일 분석한 '연도별 가구주 무직가구' 자료에 따르면 전체가구(1인 포함)에서 무직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분기 21%에서 올해 2분기 25.9%로 확대됐다. 무직 가구란 가구주(가장)가 뚜렷한 직장이 없는 가구를 의미한다. 2014년에는 5가구 가운데 한가구꼴로 가장의 소득이 없었지만 올해에는 4가구 가운데 한 가구로 커졌다는 얘기다.
특히 65세 미만에서 무직 가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5세 미만 무직 가구주(1인 포함) 비중은 2017년 2분기 7.2%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8.8%, 올해에는 9.02%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노령가구 가운데 가구주가 무직인 비중은 지난해 2분기 17.5%에서 올해 2분기에는 16.9%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같은 결과는 고용부진의 원인을 고령화 등 인구의 구조적인 영향으로 돌렸던 그동안 정부의 설명과 대치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고용동향 분석에서 "60세이상 인구가 늘었고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에 따라 고령층을 중심으로 실업자가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65세 미만 무직 가구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인구 구조변화보다는 경기 부진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65세 미만 무직가구가 증가한 것은 인구구조 보다는 경기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한창 가계 소비가 많을 50대에서 무직 가구의 비중이 커졌다. 2017년 2분기 전체 50대 가구중 무직가구의 비율은 전체가구의 10.5%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1.7%, 올해에는 12.9%로 확대됐다. 반면, 노인인구로 분류되는 70대 가장의 무직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64.3%에서 지난해 69.1%로 커진 후 올해에는 63.1%로 소폭 감소했다. 80대 이상 가구주의 무직비율도 지난해 85.7%에서 올해 84.8%로 줄었다.
65세 미만 무직가구수는 2017년 2분기 129만2000가구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162만9000가구로 급격히 확대됐다. 올해 2분기에는 169만1000가구를 기록, 170만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무직가구수는2017년 2분기 275만가구에서 지난해 323만6000가구로 상승했지만 올해에는 315만8000가구로 감소했다. 경제활동이 왕성한 65세 미만 가구주들이 오히려 실직 등으로 더 많은 고통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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