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일 북한 북극성 발사 때 '2발' 오판
고위 당국자 "자체 분석 궤적 일본에 제공"
북한이 지난 2일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 당시 일본은 이 미사일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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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을 발사했을 때 일본이 탄도미사일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자 한국이 일본에 알려주는 차원에서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통한 정보교환을 요청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14일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당시(2일 오전) 일본이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잘못 발표한 뒤 정부 내부에서 ‘우방국으로서 도와줘야겠다’는 의견이 나와 일본 측에 정보 교환을 요청했다”며 “우리가 일본에서 추가 정보를 바란 건 아니었고, 자체 분석한 북극성-3형의 궤적 등을 일본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ㆍ일은 올해 모두 9차례 지소미아 통로를 열고 북한의 발사체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 중 지난 2일 만이 유일하게 한국이 먼저 요청한 경우였다. 이 당국자는 “군 당국은 이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을 감지했고, 전날인 1일부터 발사 장소인 강원도 원산 일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일 오전 7시 11분쯤 원산 앞바다에서 북극성-3형을 쐈다. 이 미사일은 최대 고도 910㎞를 찍은 뒤 450㎞ 넘게 날아갔다. 같은 날 오전 7시 580분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이 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중 1발은 북한 연안에, 다른 한 발은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가 오전 10시 29분쯤 “북한이 북극성 계열(SLBM)로 추정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히자, 스가 장관은 1시간여 후인 11시 35분쯤 “1발의 탄도미사일이 2개로 분리돼 낙하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발표 내용을 수정했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정부 소식통은 “일본 정부에서 우리(한국) 정보를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어 이를 바로 잡으려는 차원이었다”라며 "정부는 다음 달 22일 지소미아가 종료할 때까지 일본이 요구할 경우 협정에 따라 정보를 충실히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2일 한ㆍ일 공조 부족이 초기 분석 실수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 때문에 일본의 방위에 직접적인 지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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