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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방탄' 투자했던 방준혁…'코웨이' 인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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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강미선 기자] [성장 정체기마다 M&A 승부수, '非게임' 사업 확장…"구독경제 시너지보단 안정적 캐시카우 절실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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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이사회의장.


넷마블을 이끄는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섰다. 위기 때마다 적극적인 M&A(인수합병)로 사세를 확장해온 방 의장이 비(非)게임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웅진코웨이 인수로 수익성 강화, 신사업 진출 등의 기대가 나오는 반면, 주력사업인 모바일게임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M&A'로 성장한 방준혁, 웅진코웨이 인수 '결단'=웅진씽크빅은 14일 열린 이사회에서 넷마블을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주식 25.08%를 1조8300억원에 사들이겠다고 제안했다.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실적 정체기마다 적극적인 M&A로 넷마블 성장기반을 다져왔던 방 의장의 또다른 승부수다. 방 의장은 2000년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던 게임사 아이팝소프트를 인수, 넷마블을 세우고 게임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넷마블은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2003년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모회사를 인수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2004년 CJ에 회사를 매각하기도 했다.

2011년 넷마블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한 방 의장은 유망 개발사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대형 게임사로 성장한다. M&A는 넷마블이 경영위기를 돌파하고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사로 도약한 발판이 됐다. 2015년 단행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상호 지분 투자는 넷마블 최대 흥행작 ‘리니즈2 레볼루션’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방 의장은 2017년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선 해외 진출과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해외 게임사 인수에 나선다. 2016년 소셜카지노 게임사 플레이티카 인수를 위해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했으나 중국계 컨소시엄에 밀렸다. 하지만 1조원 이상을 동원해 카밤, 잼시티 등 해외 유력 게임사들을 줄줄이 인수했다. 올 초에는 국내 게임 1위 기업인 넥슨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방 의장이 비게임사업에 관심을 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비게임 사업 확장 방안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지난해 4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빅히트엔터를 이끄는 방시혁 대표는 방 의장과 사촌 관계다.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게임 흥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수익성에도 의문이 제기돼온 데 따른 돌파구였다. 올 초 추진한 넥슨 인수가 무산되자 비게임 투자처 모색에 더 속도가 붙었다. 방 의장의 결단은 결국 국내 1위 렌털사업자 웅진코웨이 인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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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현금 창출 > 구독경제 스마트홈=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여 명분으로 ‘구독경제’ 사업 진출을 들었다. 웅진코웨이를 발판삼아 게임과 렌털이라는 이종사업을 접목해 ‘구독경제’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 사업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다. 700만개에 달하는 렌털계정에 방문판매 직원 수는 2만여명이 넘는다. 넷마블은 이 계정에 게임산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을 접목하겠다는 야심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구독경제는 최근 글로벌에서 고속성장 중이며 넷마블이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AI 등 IT 기술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게임과 렌털사업의 시너지에 의문을 표한다. 게임사업은 가구보다 개인 중심일 뿐 아니라 주력 연령층이 20~40대 남성층 비중이 높다. 스마트홈의 주력 가구나 소비층과 다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넥슨 인수 추진이나 기존 지분을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게임 사업 연관성이 있는 M&A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보다는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 목적이 강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넷마블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도 게임사업만으로는 수익을 계속 늘리기에 한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인수가 이뤄지면 수익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98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넷마블 영업이익은 2417억원이다.

게임사업 연계 없이 웅진코웨이만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흥행기반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큰 반면 웅진코웨이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모델로, 사업 외연을 넓히려는 방 의장 입장에서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라며 “게임에서 쌓은 IT 기술을 웅진코웨이와 접목해 스마트홈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도 충분하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말 별도실적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1400억원, 단기금융상품 2272억원, 지분증권 1조400억원을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 2조67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강미선 기자 ri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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