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채무자 절반, 서민금융 받고도 2금융서 추가대출

-추가대출건 중 57% 2금융, 대출금액 중 70%는 저축은행·대부업
-제윤경 의원 “서민금융, 서민들 대출 종착지 역할 부족”

제공｜코리아크레딧뷰로, 서민금융진흥원

[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취약차주를 위한 서민금융상품이 제 역할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해도 2금융권, 대부업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채무자 164만3381명 중 77만4966명(47.2%)가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고도 최소 1건이상 추가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 대출자 중 절반가량은 대출이 추가로 필요해 다시 고금리 업체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4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은 사람도 15.5%에 달했다. 추가대출금액의 70%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서민금융상품은 고금리를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바꿔드림론을 비롯해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기 힘든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햇살론, 미소금융을 말한다.

제 의원은 “중·저신용자,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서민금융상품이 대부업 등 고금리나 불법사금융, 사채등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결국에는 서민금융상품만으로는 자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고금리 시장에 다시 진입한다는 게 문제”라며 “이는 고금리 시장의 대출을 갚기 위해 정책금융상품을 돌려막기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고, 서민들의 고질적인 생활비 등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바꿔드림론의 경우 전체 채무자 2만2264명 중 1만6098명(72.3%)가 추가대출을 받았고, 31.3%는 4건이나 추가대출을 받았다. 실제로 바꿔드림론은 4대 정책금융상품 중에 부실률이 28.5% 가장 높아 관리가 요구되는 상품이다. 바꿔드림론 추가대출자 중 92.2%는 은행을 제외한 제2금융권에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정책상품들이 추가대출 비율을 살펴보면 ▲새희망홀씨 39.1% ▲햇살론 55.8% ▲미소금융 36%에 달했다.

제 의원은 “서민금융상품을 무작정 늘리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채무자 맞춤형 상담을 통한 복지 확대와 완전한 경제적 재기지원, 자활로 정책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추가대출 현황 등 기초적 자료의 분석 없이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며 “정부는 추가대출 현황을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빚의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적 재기지원이 요원하다는 강력하고 위험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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