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에너지저장장치 ‘특수 소화시스템’ 전면 도입

화재 안전 대책, 기존 제품도 적용

LG화학도 ‘화재 차단’ 제품 준비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 강화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특수 소화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는 등의 안전 대책을 14일 발표했다. LG화학도 ESS 화재 확산 방지 제품을 내놓는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ESS 화재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는데도 선제적으로 추가 안전 대책을 내놓은 데에는 ESS 시장 전체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ESS 시스템 내에 발화현상이 나타나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개발, 신규로 판매하는 시스템에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ESS 화재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26건 발생했다. 지난 6월 정부의 ESS 화재 조사 결과 발표 후에도 화재가 지속됐다.

삼성SDI는 신규 ESS에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적용해 출시하고 이미 설치된 ESS에도 비용을 부담해 적용키로 했다. 삼성SDI가 부담할 비용은 1500억~2000억원대로 예상된다. 특수 소화시스템은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돼 곧바로 불을 끄고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국 국제인증기관인 UL의 테스트 기준도 충족시켰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화재 원인과 관계없이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것이 글로벌 선두업체로서 책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이날 “ESS 화재 확산 위험성을 차단하는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현재 국제 인증시험을 통과한 상태로 추가 시험을 마무리하는 대로 관련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화재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실제보다 훨씬 엄격한 환경에서의 시험 등 정밀 분석을 올해 말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결과에 따라 필요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하겠다”며 “명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더라도 교체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지선·남지원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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