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도매가 전년 대비 2배 뛰어
연이은 태풍·강우에 생산량 '뚝'
본격 출하시기는 10월 하순 돼야
가을배추 공급↑…가격 안정 기대
김병원(왼쪽 두번째)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8월 강원 평창 대관령을 찾아 무, 배추 작황 및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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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연이은 가을 태풍으로 배춧값이 급등하면서 김장철 물가에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포장김치 제조업체와 주요 대형마트는 산지 상황과 배추 가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김장 물가는 본격적인 김장준비 시기인 10월 말~11월 초까지 배추 물량 공급이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거래된 배추 10㎏의 평균 도매가는 1만5200원(11일 기준)으로 2017년 7251원, 지난해 8713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 포기에 4246원이었던 배춧값(소매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6968원으로 64% 뛰었다.
배춧값 급등은 올해 연이은 가을 태풍과 잦은 강우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을배추는 보통 9월 초순에 심은 뒤 11월 중순에 수확한다. 그런데 이번 파종기에 태풍 ‘링링’이 왔고, 생육기에 타파와 미탁이 겹치면서 물량 공급이 급감했다. 그 여파가 현재 가격 상승으로 미치고 있는 것이다. 링링으로 인한 배추밭 침수 피해만 300헥타르 규모(약 91만평)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배추의 주요 산지인 해남 등 전남지역에 비바람이 집중되면서 피해가 커졌다. 전국배추생산자협회 전남지부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8일 해남군의 한 배추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남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해남의 가을배추가 세 번의 연이은 태풍에 습해를 입어 90% 이상 시들어가고 있다”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아도 뿌리가 물속에 잠겨 썩고, 바람에 뽑히는 바람에 대부분 출하가 어렵게 됐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대형마트와 포장김치 판매업체들은 산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생산과 판매에 차질이 있을 정도로 물량 수급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종갓집 김치를 생산하는 대상 관계자는 “현재 배추를 평소 계약가의 3배 수준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산지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든 게 주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비고 김치를 만드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물량 확보에 어려움은 없다”면서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산지 상황과 배추 가격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부터 강원과 충청 등 전국 지역에서 가을 배추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서서히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배추의 경우 지역별로 출하 시기가 다르고, 태풍이 집중된 전남지역에 비해 다른 지역에서는 피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1만8200원에 달했던 배추 도매가격(10㎏)은 8일 1만7200원, 10일 1만5600원, 11일 1만5200원으로 하락 추세다. 같은 기간 배추 한 포기당 소매가격도 8004원에서 6968원으로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가을 배추는 10월 하순에 본격적으로 출하되는데 올해 10월 중순의 배추 출하량이 6만톤 가량으로 10월 하순은 17만톤 수준이 예상된다”며 “공급 물량이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만큼 본격적인 김장 수요가 생기는 11월까지 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장철 배추 가격이 급등할 경우 가격 안정을 위한 예산투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비축 물량을 풀어 가격 안정을 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슈퍼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절임배추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20㎏ 박스 기준 3만원 안팎의 가격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급량이 전년 대비 줄었지만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면 예년 수준의 물량 회복이 예상된다”며 “김장준비에 돌입하는 시기까지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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