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SOCIETY] 연금특위 국민연금 개혁안, 즉각 입법화하라!
지금 국민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국정감사에서 거론되기는 했지만 예전과 달리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하여 치열한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의 질의나 이에 대한 소신 있는 정부의 답변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금은 정부나 정치권이나 국민 모두 검찰개혁의 격랑에 휩쓸려 논란이 될 만한 주요 정책의 입법 추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 내년의 총선 일정이 있어 국회가 공전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은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의 '재정 계산의 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는 공무원연금 등에 대해 재정 계산을 하고 각 연금 제도의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이 아직 종결되지 않고 있고, 앞으로 이것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에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의 쟁점들까지 복잡하게 얽히게 될 전망이다. 벌써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에 정부 재정을 지원하는 보전금에 대한 비판이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예전의 경험으로 볼 때, 조만간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 가입자 간의 연금 격차 논란이 우리 사회를 다시 갈등 속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공적연금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는 무엇인가? 또한 지금까지 진행된 국민연금 개혁 논의와 정부의 개혁안은 누가 주도하여 어떻게 입법화할 것인가? 정부는 할 일을 다 했다고 뒤로 한발 뒤로 물러나 있고, 국회는 국회대로 정쟁에 매달려 국민연금 개혁의 정책 논의를 방기한 채 총선 승리 계책만 세우는 형국이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문가로서 걱정이 크다.
작년 말, 문재인 정부는 4지 선다형 시험지를 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단일안이 아닌 4개의 국민연금 개혁 대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와 별개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에 사회적 논의를 부의했다. 그동안 국회는 연금특위의 사회적 논의가 끝나야 입법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듯이 기다리고만 있었다. 반면에 연금특위는 1차 논의 시한인 4월 말까지 17차례의 회의를 통해 다양한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2차 논의가 한동안 공전되다가 8월 초 재개되어 5차례 추가 토의를 했다. 1차,2차 회의에서 총 22차례의 토의로 사회적 논의를 종료했다. 단일 개혁안을 도출하려고 노력했으나 단일안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 대신 다수안과 소수안을 명기한 3개의 수급구조 개혁안(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안)과 정부위원을 제외한 민간위원 참여자 전원 합의로 만든 4가지 권고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연금특위의 국민연금 개혁안과 권고사항
연금특위에서 제안한 3가지 수급구조 개혁안 중 다수안인 '가'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인상하고 보험료율을 향후 10년에 걸쳐 12%까지 올리는 안이다. 이 안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의 제1안(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0년에 걸쳐 11%로 인상)과 유사하고, 정부의 4가지 개혁 대안 중 제3안(소득보장 강화 안)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연금전문가의 건의안, 정부의 유력 대안, 사회적 논의기구 다수안의 일치점을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소수 안인 '나'안은 한국경총과 대한상의가 주장한 안으로 현재의 수급구조를 유지하자는 안이다. 이는 정부의 개혁 대안 중 제1안(현행 유지 안)과 같은 것이다.
또 연금특위 민간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권고한 4가지 개혁 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각지대 축소를 위해 영세자영업자 및 납부 예외자 등을 위한 보험료 지원을 강화하고, 첫째 아이에게도 출산 크레딧을 도입하라는 것이다. 둘째,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국가의 지급 보장을 법에 규정하라는 것이다. 셋째,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점진적으로 소득 하위 70% 이상으로 상향시키고, 소득 하위 20% 이하의 빈곤 노인에게는 집중 지원 제도를 도입하며, 국민연금액에 연계한 기초연금 감액 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라는 것이다. 넷째, 노후소득보장 제도의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범정부적 논의기구를 구성하고, 국민연금공단 관리운영비 국고지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라는 것이다.
사회적 논의기구인 연금특위의 논의를 통해 도출한 국민연금 개혁안과 권고사항은 지금 추진하는 개혁 논의가 국민연금 제도에 국한돼 있고, 주요 이슈들에 대한 논의를 다 하지 못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를 적극 수용해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국회의 입법 과정을 제대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국정감사에서 몇몇 국회의원들이 요구한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 후보 시절의 정책 공약을 국민들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에 있어서도 대통령의 정책 의지를 최대한 관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고 이해집단 간의 사회적 대화를 적극 모색하는 노력을 다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른바 폭탄 돌리기, 책임 회피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민 여론의 수렴과 사회적 대화 절차를 이행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다. 비록 연금특위에서 수급구조에 대한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는 하나, 완전한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갖는 정책적 시사점도 있다. 이렇게 정부의 개혁 대안을 중심으로 10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절대다수안이 도출되었다면, 정부와 국회는 이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단일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는 않더라도 여당과 협의하여 개혁 정책의 의지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또 입법 과정에서 여야 설득을 통해 정부 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정부의 개혁 논의 과정과 사회적 대화에서 제안된 개혁 대안의 의미는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지 현시점에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국민연금 개혁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를 결정하고, 개혁 논의 기구나 절차, 내용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면 향후 제대로 된 개혁을 준비하기 위한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먼저, 연금특위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최종 제안된 국민연금 개혁안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연금특위의 사회적 대화 통해 최종 제안된 국민연금 개혁안의 의미
첫째, 지금까지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재정 안정화에 밀려있던 사각지대 해소 및 노후소득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어쩌면 이론적으로나 국제적 경험칙으로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재정적 보수주의에 치우쳐 오랫동안 정책 우선순위의 선후가 바뀌고 왜곡돼 왔었다. 권고문의 서두에 이를 명시한 것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소외되었던 노후소득보장 이슈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든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입법화하여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삭감 개혁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적 조류에서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상징성이 있다. 정책의 경로 의존성 궤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적연금 제도 도입의 역사가 일천한 국가는 초기의 가입자들이 충분한 가입기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낮은 보험료에 높은 소득대체율을 보장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적절한 연금소득 수준의 보장이 제도 설계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빨리, 지나치게 급격하게 소득대체율을 낮추었고, 그로 인해 모든 가입자들을 연금 빈곤자 또는 용돈 연금자가 되게 만들었다. 물론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가장 좋은 방법도 아니다. 실효적으로 더 좋은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위 안에서 공적연금 가입기간 지원 제도(연금 크레딧)를 확충하고 보험료 납부 기회를 확대하여 가입기간을 넓혀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크레딧 제도는 목적이 불분명하고 매우 소극적이어서 적극적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영세자영업자 보험료 지원 제도의 도입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20년간 보험료 인상을 못 한 이유는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만 치부할 순 없다. 실제로 이번 사회적 대화에서 잘 드러났듯이 기업주들의 반발이 심하다. 이에 대한 문제점과 타당성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역가입자들의 보험료 체납과 납부 예외 비율이 지나치게 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역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납부 예외자거나 체납자인데 아무런 지원 제도 없이 보험료를 무작정 올리면 더 많은 지역가입자들이 사각지대에 빠지게 된다.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일부 보험료 지원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함으로써 자조 노력을 유인할 수 있게 된다. 그래야 보험료 인상의 수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재정적 보수주의의 틀을 깨고 지역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지원을 제도화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고무적이며, 이는 보험료 인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넷째,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점진적으로 넓히도록 권고하여 기초연금의 발전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현재의 기초연금은 기초연금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사회적 노인 부조 제도이다. 무엇보다 자산조사를 통해 30%의 노인들을 수급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이는 보편적 적용을 원리로 하는 사회수당 제도인 기초연금과 거리가 있다. 따라서 연금특위의 권고안처럼 기초연금의 수급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준다면, 기초연금이 명실공히 보편적 사회수당으로 정착되어 전 국민을 위한 사회 안전망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국민연금은 향후 소득비례 성격을 강화해 중산층 이상인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연금권도 한층 강화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국민연금 수급액에 따라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제도의 점진적 폐지도 바람직하다. 국민연금 수급액에 따라 기초연금을 감액하는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 의욕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독자적 발전을 가로막는다.
다섯째, 노후소득보장 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논의기구 구성을 권고한 것도 의미가 크다. 이는 기왕의 정부 개혁안 논의와 사회적 대화 기구 논의의 한계를 절감한 사회적 대화 참여자들이 제안한 사항인데, 정부는 이 권고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국민연금 개혁 논의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과거의 모든 공적연금 개혁 논의는 한정된 기간 동안 개별 연금 제도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따라서 논의 주제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기간도 짧아 개별 공적연금의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제도 간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하는 통합적 개혁은 논의조차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전체 연금 체계를 재조정하고 연금 구조를 개혁을 하는 것 같은 작업은 개별 공적연금을 관장하는 부처가 아닌 대통령이나 총리 산하의 특별 기구에서 상임 직원을 두고 상시적 조사 연구와 대안 논의를 지속할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금특위가 권고한 범정부 차원의 개혁 기구는 이번 국민연금 개혁 추진과 별도로 즉시 가동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공적연금 개혁을 위한 '당장의 입법'과 '미래를 위한 준비', 지금 서둘러야!
아직 개혁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와 연금특위의 개혁안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자가 여러 번 칼럼에서 평가했듯이 개혁의 절차적 정당성도 많이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개혁안과 연금특위가 제안한 방안의 한계 또한 없지 않다. 근본적 한계는 국민연금 개혁이 개별 법률인 국민연금법의 규정에 따라 5년마다 한 번 씩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재정 계산 절차를 수동적 따르고 있다는 데 있다.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는 기구에서 공무원연금 제도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다. 관계부처는 이를 터부시 할 수밖에 없다. 내년에 있을 공무원연금 개혁 역시 인사혁신처가 주관하여 공무원연금법 절차에 따라 정해진 기한 안에 개선안을 제출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개별 법률 규정과 소관 부처의 관할 한계에 구애받지 않는 개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개별 법률의 관할 부처들을 모두 통솔할 수 있는 곳에 개혁 기구를 설치하고 포괄적 공적연금 개혁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개혁 논의의 기한도 개별 법률의 규정에 기속되지 않도록 조사 연구, 대안 마련, 사회적 논의와 대타협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연금특위에서 범정부 차원의 노후소득보장 제도 발전을 위한 논의기구를 만들라는 전원 합의의 권고를 한 것은 이런 관점에서 제안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바로 입법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진척돼 있다. 따라서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향후의 공적연금 개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 개별 법률의 규정에 따라 관례적이고 수동적으로 개별 연금 제도의 개혁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 먼저 '공적연금의 전체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체 체계의 관점에서 개별 연금 제도의 역할과 기능이 명확지 않거나 불공정한 점들을 바로 잡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기초연금의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복잡하게 상호 영향을 주는 관계를 청산해야 각각의 연금 제도가 정체성에 맞게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즉 기초연금은 강력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갖는 조세 기반의 보편적 사회수당으로 노후빈곤 예방 기능을 충실히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에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기능을 줄이고 납부하는 보험료에 따른 소득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또 다른 사례 하나를 들어보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같은 특수직역연금 간에는 연금구조가 달라 반복적 사회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양 제도의 구조를 같게 함으로써 서로 다른 기준에 의한 부당한 비교나 비난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고도의 청렴과 공정한 업무 수행이 요구되는 공직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연금 제도에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퇴직연금 부분 또는 별도의 연금 제도에서 이를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기본적인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수행하는 기초연금, 국민연금과 고유한 직업적 특성을 반영한 퇴직연금 또는 부가연금 제도가 독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연금 체계를 먼저 정비한 후 개별 연금 제도에 대한 개혁을 병행할 때라야 적절한 노후소득보장, 재정 안정화, 세대 간,직역 간의 형평성을 도모하는 개혁이 담보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연금개혁에 체계적,구조적으로 접근하려면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근본적 개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조급증과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언론도 제대로 된 연금개혁을 위해 조급하게 실적을 요구하는 보도나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각개 전투식, 임기응변식 연금개혁을 수없이 반복해 왔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노후빈곤 문제를 크게 호전시키지 못했지 않았던가? 이제 과거의 연금개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날 때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공적연금은 개별 연금 제도를 중심으로 한 부분적,모수적 개혁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중병을 앓고 있다. 전체 연금 체계의 점검을 통한 구조적,근본적 개혁이 절실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국민연금 개혁안은 조속히 입법화해 먼저 실행할 필요가 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정국과 내년 총선 일정을 고려해볼 때, 국회에서 기초연금법과 국민연금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국민연금 개혁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발전위원회의 건의안을 바탕으로 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정부의 4개 대안을 만들었고, 이를 중심으로 다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최종 의견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연금특위에서 절대다수의 의견으로 제안된 수급구조 개혁안(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안)과 민간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권고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우리 사회가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문가 집단의 의견,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공약 이행 의지, 이해단체의 합의로 결실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연금법에 따른 재정 계산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수동적 개혁 구도의 한계 속에서 이뤄낸 최선의 결론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국회는 어떤 이유로도 이를 폄하하거나 무시해선 안 된다. 무겁게 받아들여 신속하게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개혁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자 : 이재섭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사회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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