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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2019 국감]김경협 "KIC, 내부적립금 70% 부동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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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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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내부적립금의 70%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IC를 통해 확인해보니 지난 4월 적립금 1100억원을 신규 부동산에 투자했다.


김 의원은 투자상품이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위험성 자산이란 점, KIC 창립 후 15년간 적립한 1200억원 중 90%이상인 1100억원을 부동산 1개 투자상품에 몰아서 투자한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KIC는 지난 4월 초 KIC 입주 스테이트타워남산(STN) 건물 인수를 하여 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주도 사모 부동산 투자신탁에 참여했다. 미래에셋운용 측이 6300억원이 STN을 매입하려 했는데 KIC도 1100억원을 투자했다.


김 의원은 KIC가 계약을 위해 수시입출금 922억원 중 850억원을, 정기예금 540억원에서 250억원을 각각 빼서 썼다고 알렸다.

정기예금의 경우 지난 5월과 8월 만기 시점에 4억원을 챙길 수 있었는데 250억원을 중도해지해 이자 1억원만 받아 3억원 손해를 봤다고 한다.


'90% 부동산 투자'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 김 의원은 KIC가 투자한 1100억원은 내부적립금 2200억원의 일부로 주로 인건비 및 운영자금으로 쓰여왔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KIC는 지난 2005년 창립 때 기획재정부로부터 출자받은 1000억원을 바탕으로 매년 정부로부터 받는 운용수수료에서 이익을 남겨 적립해왔다. 지난해 말 2200억원이 됐다.


결국 창립 때 정부로부터 받은 출자금 1000억원을 뺀 15년 순적립금 1200억원 중 90%를 부동산에 태운 셈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시각이다.


투자 절차도 문제삼았다. 지난 4월 투자 직전인 3월 초 KIC 고유자산운용위원회에서 리스크 담당 부서는 부동산 투자의 자산 비중이 커지는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김 의원이 당시 회의록을 확인해보니 리스크 부서 관계자는 "투자 포트폴리오 내 부동산 집중도가 앞으로 10년간 70% 수준으로 묶여 전체 자산운용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소위 '집중리스크'가 있다"고 유동성에 대해 우려했다.


또 "보수적으로 판단할 경우 수익률도 5% 미만으로 내릴 수 있고 공실 현황, 건물 수리비 증가요인 등을 고려할 때 임대료 수입 대비 내부수익률도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미래에셋운용 측이 제시한 목표수익률에 KIC가 회의적인 입장을 취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김 의원은 부동산 1100억원 투자로 KIC의 운용 자금 중 안정성 자산 비중이 78%에서 28%로 감소한다며 우려했다. 반대로 위험성 자산 비중은 22%대에서 72%대로 높아진다. 그는 KIC의 이런 재무 건전성 리스크는 오는 2029년까지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 의원은 KIC가 고유자산관리규정 제3조에서 "고유자산은 재무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운용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대원칙을 세워뒀다고 알렸다.

제10조는 "운용자산의 만기구조, 거래상대방 등을 적절히 분산해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분산투자의무를 설정한 조항이다. 김 의원은 KIC의 이번 투자가 자체 규정을 제대로 지킨 것인지 기재부와 감사원 등이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의 기본 원칙과 달리 KIC는 '한 바구니에 부동산만 가득 담아' 앞으로 10년간 불안한 바구니를 들어야 하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KIC는 지난 8월 기준 국부 1455억달러(약 173조원)를 운용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투자는 97억달러(약 12조원)로 6.7%였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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