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지난달 외국인 투자가가 코스피지수가 4.8% 오르던 상황에서 주식 91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외국인이 지수 상승기에 한국 주식을 판 것은 처음이었다. 채권은 두달 연속 순투자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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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중 국내 상장주식 9150억원을 순매도했고 상장채권엔 1조4160억원을 순투자했다. 주식, 채권을 합쳐 5010억원이 순투자됐다.
주식은 지난 8월에 3개월 만에 순매도로 바뀐 뒤 지난달까지 두달 연속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말 외국인의 주식 보유잔고는 지난 8월 말 대비 29조4000억원 증가한 555조8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3.6%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했는데도 잔고가 증가한 이유는 매도시점과 잔고 측정 시점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에 적용된 외국인의 매도 시점은 '지난달 중'이었고 잔고 증감은 '지난달 말'이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외국인 매매흐름과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은 대체로 맞아 떨어졌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지수가 오르고 팔면 내리는 양(+)의 상관관계는 지난 8개월 중 6번 나타났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올랐던 1월, 4월, 6월엔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고, 지난달에 처음으로 팔았다. 1월에 지수가 9.69% 오를 때 3조7340억원을 사들였다. 4월엔 1.63%일 때 2조5750억원을, 6월엔 3.04% 오르는 동안 244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린 경우는 세 번 있었다. 3월에 지수가 2.28%하락할 때 590억원을 순매도했다. 5월엔 7.73% 내릴 때 2조9170억원을, 8월엔 2.46%가 빠질 때 2조343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샀는데 지수가 하락한 것은 2월(0.36% 하락·1조6480억원 순매도)과 7월(4.94% 하락·2조470억원 순매도) 두 번이었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우연히 매매 흐름에 맞게 주식을 거래했다기보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이끌었다고 봐야 한다"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보다는 외국인이 단기 집중 매매에 더 유리한데, 대부분 연기금은 장기투자가여서 매매 흐름이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증시가 더 빨리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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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 외국인 주식 투자 흐름을 지역별로 보면 중동에서 3000억원, 미국에서 2000억원을 순매수했고, 유럽에서 1조원, 아시아에서 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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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 지역별 한국 주식 보유 규모는 미국이 240조9000억원으로 가장 컸는데 외국인 전체의 43.3%였다. 유럽 157조5000억원(28.3%), 아시아 68조1000억원(12.3%), 중동 18조3000억원(3.3%)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에선 영국이 43조원(전체의 7.7%),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31조원(5.6%)으로 각각 1위였다. 일본은 한국 주식 12조7000억원(2.3%)어치를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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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기준 채권 보유잔고는 지난달 말에 127조2000억원이었는데, 지난 8월 말보다 1조3000억원 늘었다. 전체 상장잔액의 7%였다.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채권 8조101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만기상환액이 6조6850억원이나 돼 전체 순투자 규모가 1조4160억원에 그쳤다. 지난 8월에 한달 만에 순투자로 바뀐 뒤 두달째 순투자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중 지역별 매매 흐름을 보면 유럽에서 1조4000억원, 중동에서 1000억원, 미주에서 20억원을 순투자했고 아시아에서 2000억원을 순회수했다.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규모는 아시아 53조2000억원(전체의 41.9%), 유럽 45조6000억원(35.9%), 미주 11조3000억원(8.9%)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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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종류별 투자금액을 보면 국채에 1조4000억원, 통안채에 1000억원을 순투자했다. 보유잔고는 국채가 98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77.6%였고 통안채는 27조5000억원으로 21.6%였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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