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증시 부진·라임운용 환매 연기에…코스닥벤처펀드 자금 '썰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설정액 5000억 아래로 털썩…1년 수익률 -10%로 저조

라임운용 사태 터지자 불안감 더해…한달새 66억 빠져

"투자 늘려온 메자닌이 부메랑 돼…침체 장기화 우려돼"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해 야심 차게 출발했던 코스닥벤처펀드의 자금 유출이 지속하고 있다. 급기야 설정액이 5000억원 미만으로 주저앉았다. 저조한 수익률에 이어 코스닥벤처펀드처럼 전환사채(CB)에 투자한 라임자산운용의 상품이 환매를 연기하면서 불안감까지 조성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 1년 새 2200억원 자금 빠져

13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12개의 코스닥벤처펀드(ETF제외, 재투자분 포함)에서 최근 한 달 동안 66억원이 빠져나갔다. 설정액은 4981억원으로, 1년 사이 2213억원이 빠져나갔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첫 처음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투자금의 50% 이상을 코스닥과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벤처기업 신주나 전환사채(CB)에 15% 이상,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의 신주 및 구주에 35% 이상을 투자하는 식이다. 각종 세제 혜택이 제공되는 등 출범 초기 공모와 사모를 합친 설정액이 2조원을 돌파할 만큼 열기는 뜨거웠다.

아쉽게도 수익률은 인기에 못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9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닥지수는 올 초 이를 회복하는 듯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 개선도 가능해 보였다. 코스닥지수가 5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 7~8월 폭락장은 희망을 꺾었다. 최근 1년 사이 손실률 9.91%, 3개월 사이 손실률 3.27%가 이를 말해준다.

숨통이 트였던 지난달 증시 덕분에 최근 한 달 사이 수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나마도 1% 미만이다. 운용 설정액 2058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큰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0%대다.

여기에 지난 1년 동안 급증한 CB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메자닌 열풍과도 맞물려 있다.

메자닌은 주가가 상승했을 때는 주식으로 전환한 후 후 매도하거나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채권으로 가지고 있거나 상환 청구를 통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주식이 올라도 떨어져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대목에 투자자들은 열광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자닌 발행 잔액은 16조2020억원에서 올해 10월 현재 19조9805억원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메자닌 시장 전략 부진, 투자 침체 장기화 우려

의무적으로 CB 등에 15% 이상 투자해야 해야 하는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 공격적으로 메자닌을 사들였고 벤처기업들도 메자닌 채권 발행을 크게 늘렸다. 수요가 집중되면서 ‘제로 금리 CB’까지 등장했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이 장기간 부진에 허덕이면서 유동성의 위기가 찾아왔다. 8개의 메자닌 펀드에도 지난 6개월 동안 67억원이 몰리는 등 인기몰이를 했지만 3개월 전부터는 자금 이탈로 돌아섰다. 대표적인 예가 라임자산운용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모펀드 2개에 재간접 투자한 6200억원 규모 펀드 자금이 기약 없이 묶인 상태다. 모펀드 중 하나인 ‘테티스 2호’는 메자닌을 주로 담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를 포함해 한국형 헤지펀드 전반에 대한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9월 말 기준 35조원으로 전월 대비 4000억원이 줄어들어 올해 들어 처음 역성장을 기록했다. 평상시보다 다소 많은 162개의 헤지펀드가 해지된 영향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메자닌 전략의 부진으로 고난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한국형 헤지펀드에서 메자닌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안정을 찾기는 쉽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