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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 #5일 회사원 박여정(30·여)씨는 집 근처 대형마트를 찾았다. 환절기에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마트에 들른 박씨는 평소처럼 축산물 코너로 향했다. 즐겨 먹던 돼지 삼겹살에 눈길이 갔지만 최근 유행하는 돼지 열병 생각이 떠올라 발길을 돌렸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뉴스에서 보았지만 꺼림칙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다. 박씨는 결국 낯설지만, 미국산 소고기를 집어 들고 축산물 코너를 벗어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확진 이후 치솟았던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지만 시장에서 돼지고기 수요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돼지고기 매출이 다른 대체 육류인 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의 매출 신장률에 뒤처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초로 확진됐던 주간(9월 16일~20일) 대비 다음 주(9월 23일~27일) 이마트 돼지고기 매출 신장률은 3.2%였다. 수입 소고기 18.3% 닭고기 4.5% 오리고기 62.1% 등 다른 육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경우 돼지고기는 -2.7%로 역신장했다. 수입 소고기 7% 닭고기 6.4% 오리고기 7.7% 등 다른 육류와 대비됐다.
돼지고기 소비가 줄여 주는 경향은 계속됐다. 9월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4일간 전주 대비해 이마트의 돼지고기는 2% 매출이 신장했다. 역시 수입 소고기 43.2% 닭고기 41.2% 오리고기 5.6%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같은 기간 -2.6%로 또다시 역신장을 보였다. 수입 소고기 8.2% 닭고기 5.6% 오리고기 3.8% 등 다른 육류의 매출은 모두 늘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일 돼지고기 전국 평균 경매 낙찰가격은 1㎏당 3655원이었다. 지난달 17일 첫 확진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6166원까지 올랐다가 28일 5684원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돼지 열병 확진 직전(지난달 16일) 가격인 4558원 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까지 돼지 열병 확진이 발생한 지역이 경기도 북부에 한정돼 있고 살처분한 돼지 마릿수가 국내 전체 사육 마릿수 중 큰 비중을 아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살처분 대상인 경기 파주, 인천 강화 지역의 돼지 마릿수는 약 20만 마리로 전국 사육 마릿수 중 1.6%에 불관하다. 발병 초기와 달린 돼지 이동 제한 조치도 경기 북부 지역에만 내려지는 등 전국 경매가격 형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매가격이 안정됨에 따라 소매가격도 차츰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얼어붙은 소비자의 돼지고기 소비 심리가 곧장 회복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기준 삼겹살 소매가격이 100g당 215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낮아졌다. 돼지 열병 발병 이후 농수축산식품부 및 양돈 농가 등은 이미 시장에 출하된 돼지고기는 인체에 무해하며 먹어도 문제없다는 점을 줄곧 강조했다. 그럼에도 과거 구제역 파동 때도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 등 대체 육류 판매가 늘었던 상황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시장 전체적인 돼지고기 소비 침체가 본격화할 경우 이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업계의 우려는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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