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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페이스북, '글로벌 화폐'까지 노렸지만…흔들리는 '리브라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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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이어 마스터카드·비자도 리브라연합 탈퇴 가능성

G7 중심 반대가 결정적…업계선 발행 재검토 목소리도

뉴스1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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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전 세계 누구나 금융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며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를 공개했던 페이스북이 금융당국의 제재로 제동이 걸렸다. 리브라의 막강한 지원군이었던 페이팔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연합) 탈퇴를 공식화하며, 리브라 발행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사 페이팔은 지난 4일(현지시간) 리브라 연합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리브라 창립멤버가 탈퇴를 공식화한 첫 사례다. 특히 리브라를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부사장이 페이팔 대표 출신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을 줬다.

페이팔은 탈퇴 사유에 대해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하는 자사의 기존 임무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전 세계 누구나 송금할 수 있는 통화를 만들겠다는 페이스북의 포부가 전 세계 금융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며 "금융당국과 관계 악화를 우려한 마스터카드와 비자도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해진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리브라 프로젝트 발표 전부터 각국 금융당국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2020년 발행되는 리브라가 돈세탁이나 테러자금으로 악용될 수 있고, 87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조한 페이스북의 전력을 고려할 때 안정성이나 프라이버시 보호 등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에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투명하게 발행·관리하기 위해 비자카드, 페이팔, 보다폰, 우버 등 27개 파트너사와 함께 할 예정이라며 '리브라 연합'을 공개했다. 당시 국내 결제업계 관계자는 "리브라 연합이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신속하게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며 "리브라를 기준 규격으로 삼아 결제 네트워크를 구현할 경우 (비자, 마스터카드) 국내 가맹점의 온·오프라인 결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리브라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성을 우려하는 주장은 더욱 거세졌다. 프랑스와 독일은 공식적으로 리브라 출시를 반대했고, 미국 상·하원은 청문회를 열어 페이스북을 압박했다. 부정적인 기류가 계속되자 페이스북 측은 "규제당국의 적절한 승인이 있을 때까지 리브라 출시를 잠정 연기한다"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리브라가 발행 여부에 대해 "규제당국과 대화를 나누고 있고,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는 페이팔을 시작으로 연합사의 추가 탈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페이팔을 시작으로 미국 금융당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창립멤버의 탈퇴가 줄지어 나타날 것"이라며 "페이스북도 불가피하게 리브라 발행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브라 연합은 페이팔의 탈퇴에 대해 "리브라와 같은 야심찬 계획을 위해선 대담함과 강인함이 필요하다"며 "(페이팔처럼) 프로젝트에 대한 헌신이 부족하다면, 그 사실을 나중에 아는 것보단 지금 아는 게 낫다"고 입장을 밝혔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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