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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히든챔피언의 비밀] 한국 ‘소부장’ 수출 세계 6위, 반도체 빼면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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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보다 규모 앞서지만

섬유·철강 같은 범용제품 많아

중앙일보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지난 8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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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현주소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다. 한국의 ‘소부장’ 산업은 분명 과거에 비해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유엔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부품·소재산업 수출액은 2817억 달러(약 337조원)으로 국가별 순위를 따지면 6위 규모다. 한국의 경제규모(11위·국내총생산 기준)보다 높다.

일본(3397억 달러)보다 조금 낮고 프랑스(2137억 달러)·영국(1921억 달러)를 훨씬 앞선다. 이만하면 소재·부품 분야 강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한국 대표 산업인 반도체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부품 수출액은 2221억 달러였는데, 반도체 수출액이 1267억 달러(5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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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 상위 8개국 수출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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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대 일본 무역역조를 극복하고자 한국 부품·소재산업은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부품은 대부분 범용제품이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중간재”라고 말했다. 문 수석연구원은 “소재 역시 철강이나 섬유가 대부분인데 철강은 보호무역에 취약하고 섬유 역시 미국·일본·독일 등이 장악하는 첨단소재가 아니라 저부가 범용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유럽은 길드체제 아래에서 상인을 길러온 전통이 축적돼 있고, 안정적인 지배구조 속에 장기 경영을 하고 있다”며 “제도와 배경, 역사가 달라 유럽 같은 히든 챔피언을 바로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우수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장기 경영이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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