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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IF] 날숨 한 번 모아 폐암 조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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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숨을 분석해 폐암을 진단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기존에는 폐암 진단을 위해서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는 엑스레이나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해야 했다. 날숨 진단 기술은 폐암 진단의 정확도도 높이면서 진단 장비의 크기와 제작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대식 박사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센서&액추에이트 B'에 "날숨 성분을 분석해 폐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실렸다고 8일 밝혔다.

조선비즈

ETRI의 연구원이 비닐봉지에 날숨을 불어 넣고 있다(위 사진). 아래는 '전자 코'시스템이 검진자의 날숨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연구진이 바라보는 모습. /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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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람의 코처럼 냄새를 맡아 검진하는 방식이라 '전자 코'라는 이름을 붙였다.

ETRI가 개발한 기기는 날숨 시료 채집부와 금속산화물 화학 센서, 데이터 신호 처리부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검진자가 날숨을 비닐봉지에 담고, 그 안에 탄소막대기를 넣어 호흡 중 배출되는 가스 성분을 채집한다. 이 막대기를 '전자 코' 시스템에 집어넣으면 센서가 가스의 성분 등을 감지·분석한다. 폐 속의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대사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폐암 환자와 정상인의 날숨 속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성분이 다르다.

연구진은 분당서울대병원의 도움을 받아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 날숨을 채취해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해 적용한 결과 약 75%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이대식 ETRI 책임연구원은 "더 많은 환자 정보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진단 정확도를 높여갈 예정"이라면서 "장기(臟器)에서 나오는 가스를 날숨을 통해 포착해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을 조기 진단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한 기자(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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