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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 (토)

[사설] 금융시스템 불안 경고음 울린 라임운용 펀드환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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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헤지펀드 수탁액 1위인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많은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펀드와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8일 밝혔다. 이달 초 사모채권이 편입된 274억원 규모의 펀드 상환금 지급을 연기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환매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번에 환매 중단된 2개 펀드는 규모가 6200억원에 달해 파장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최대한 신속히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현금화가 쉽지 않은 자산에 투자돼 있어 장기간 환매되지 않거나 최악의 경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확산돼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라임자산운용뿐만 아니라 많은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올해 6월 말 현재 1만1397개로 설정금액이 380조원에 달한다. 4년 전에 비해 펀드 수는 27% 증가했고 금액은 180조원이 늘었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통과되며 시장이 급팽창한 것이다. 사모펀드는 운용 제약이 엄격한 공모펀드에 비해 고위험 고수익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벤처기업 등에 투자되며 모험자본 시장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리다 보니 투자자 보호에 구멍이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최근 대규모 손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파생결합펀드(DLF)도 대부분 사모펀드 형태로 설계됐다.

DLF 손실에 이어 사모펀드의 연이은 환매 중단 사태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경고음이 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불완전판매 차단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포함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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