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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카카오페이, 11번가, 티몬, 인터파크 등 전자금융 사업자 대상으로 주민등록번호 수집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시스템 변경 부담 등을 이유로 주민번호 대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맞섰다. 국세청은 2020년 연말정산 분부터 선불 결제 등에 한해 '현금영수증 제출'을 금지하고 신용카드와 같은 수준의 자료 수집 등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은 전자금융업자에게 2020년 연말정산부터 현금영수증 발행을 중단하고 간편결제 금액 소득공제 자료를 구축하도록 했다. 국세청 조치가 현행법에 어긋나진 않지만 업계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개인정보 수집을 피하는 최근 추세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전자금융업계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시중은행에 준하는 엄격한 주민번호 수집 체계를 갖춰야 한다. 국내 대형 커머스 기업과 간편결제 사업자 등 선불 전자금융 사업자 상당수는 고객 대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시스템 전환에 나서야 한다. 중소형 PG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사업자는 최근에야 이를 인지,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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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 사업자 대상 주민번호 수집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올해 초 정부는 자금세탁방지기구(FATA) 상호평가에 대비, 국제 기준에 맞는 강력한 규제를 꺼내들었다. 전자금융업자에게 금융기관에 준하는 자금세탁방지의무(AML)를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 핀테크 기업에는 주민번호 수집을 강제했다.
업계 반발로 자금세탁방지 의무 관련 주민번호 수집은 연계정보(CI)로 대체하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CI는 88바이트로 된 정보로 인증 등 서비스 연계에 쓰이는 정보다. 주민번호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아이핀에서 CI 정보를 준다.
그러나 국세청이 다시 엄격한 수준의 주민번호 체계를 요구하면서 다시 논란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금영수증은 '휴대폰 번호'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처리하려면 주민번호를 재수집해야 한다. 선불 전자지급 수단으로 처리할 때 주소나 주민번호 등을 키 값으로 정부에 제공해야 한다. 네이버, 카카오, 옥션 등은 개인정보를 재수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업계는 빈번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그동안 CI같이 개인을 식별하는 위험도가 낮은 정보를 활용해 왔지만 다시금 개인정보 수집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은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는 '제로페이'는 사업자 편의를 위해 주민번호 수집이 아닌 CI를 활용한 영수증 처리를 가능케 했다. 국세청 원천세과 관계자는 “제로페이에 한해 CI 연동을 검토했지만 소득 공제 관련 법이 국회에 계류돼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다른 페이 사업자도 CI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계 부처의 업무 처리 편의성만을 고려한 또 하나의 규제라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추경호 의원은 “정부가 기업이 보유한 주민번호 대체 정보를 전달 받아 본인 확인 기관과 전산 연동으로 복호화된 주민번호를 제공받는 간단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굳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국세청 등 관계 기관이 부처 칸막이에 막혀 민간사업자와 개별 접촉으로 혼선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의 일원화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금융업자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처리 시 제로페이처럼 CI값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전자금융 사업자는 “국세청의 주민번호 체계 수집 강제 요청은 유관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유예기간을 두거나 규제 일몰제 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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