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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A형 혈액 B형에 수혈해 사망… 3년간 환자 미확인 사고 93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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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환자를 혼동해 엉뚱한 임산부에게 임신중절수술을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처럼 환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아 발생한 의료사고가 지난 3년간 900건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A형 혈액을 B형 환자에게 수혈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한국일보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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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자안전법이 시행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증원에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보고한 환자 안전사고 2만1,866건 가운데 환자 미확인 사고는 939건으로 4.3%를 차지했다.

이중 환자 확인절차를 누락해 벌어진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명이었다. 이외에 환자가 영구적인 손상을 입어 향후 장애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고가 3건이 있었고, 그밖에는 위해가 없거나(688건) 후유증 없이 회복된 사고(213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고사례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한 의사가 환자에게 투여하던 산소를 줄이라고 지시했으나, 환자를 착각한 간호사가 다른 환자의 산소를 줄이는 바람에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이외에도 암 검사 검체가 뒤바뀌어 엉뚱한 환자의 신체 일부를 제거하거나 환자들의 약 봉지가 뒤바뀌기도 했다. 이러한 환자 안전사고의 발생부터 보고까지는 평균 45.4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사고 후 지체 없이 보고하는 것이 필요하고, 영구적 손상ㆍ사망 등 중요한 사고들의 보고가 반드시 필요한데, 현행 자율보고 체계만으로는 환자안전사고의 예방 및 재발방지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안전법은 환자안전사고를 의료기관과 환자, 보호자 등이 자율적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다. 남 의원은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그 사실을 지체 없이 보고하여야 하는 내용의 환자안전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어 통과가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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