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송금 사업자 등록
혁신금융으로 우회성장 모색
업체 난립...소비자 혼란 우려도
창립 20주년을 맞은 OK금융그룹이 간편결제·송금 시장에 진출한다. 저축은행들이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혁신금융을 규제 돌파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오는 12월 도입 예정인 오픈뱅킹을 앞두고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업자들이 가세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카카오·토스 등이 장악한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아프로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쳤다. 이들이 등록한 전자금융업 분야는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 수단발행업이다. 저축은행이 선불전자지급업자로 등록한 것은 전자금융업 시행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OK금융그룹은 현재 서비스 개발에 앞서 서비스 기획을 두고 내부 논의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토스 등 혁신 금융업자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전자금융업에 시중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까지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이 둔화된 금융시장에서 간편결제·간편송금 시장 규모가 두드러지게 커지고 있어서다. 12월 은행권 금융결제망이 전면 개방되고 이용 수수료도 10분의1 수준으로 낮아지는 오픈뱅킹 도입의 영향도 크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지난 2016년 26조8,808억원에서 지난해 80조1,453억원으로 3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용결제 건수도 2016년 8억5,000만건에서 지난해 23억8,000억건으로 2.8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 수는 1억7,000만명에 달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전자지급 서비스를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 당국 지침 때문에 성장 전략에 한계가 있었다”며 “간편결제·송금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중앙회를 거치치 않고 수행할 수 있는 혁신금융 분야로 우회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간편결제·송금 서비스의 범람과 과도한 경쟁이 보안 문제와 함께 소비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50여 종에 달하는 해당 서비스들의 보안은 자체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에게 이익이 가는 것은 좋지만 보안 등의 문제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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