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광화문서 '조국 퇴진' 두번째 집회에
靑 "특별한 입장 없다"
경제행보 집중하며 정국 전환에 주력
"통합 필요한 시점에 '민생' 강조는 회피전략"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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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한 지 이틀만인 9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다시 열렸다. 청와대는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말을 아끼며 민생경제 행보로 방점을 옮기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한글날인 이날 문 대통령은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국정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는 지난 3일에 이어 조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두번째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특히 지난 7일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조 장관 찬반을 둘러싼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뒤 다시 열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면서도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의 거취에 대한 언급없이 검찰개혁을 재차 강조한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이후 일각에서는 ‘서초동’ 집회의 의견만 취사선택해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양 집회를 언급한 건 아니라도 ‘다양한 목소리’에 방점을 찍으신 것”이라며 이날 집회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어떤 입장도 추가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고민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다시 국민통합 메시지를 낼 계획에 대해서는 “상황이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워 지켜보며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만 했다.
청와대는 계속되는 ‘조국 찬반’ 집회에 말을 아끼며 대신 민생경제 행보로 방점을 옮겨가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경제에 집중하는 행보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민생 행보로 ‘조국 정국’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실제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과의 접촉을 다시 넓히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7월 이후 3개월 만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전날(8일) 국무회의를 통해서는 “역동적인 경제로 가려면 무엇보다 민간에 활력이 생겨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애로를 해소하는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조 장관 거취에 대한 정면돌파 없이는 현재의 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사회적 갈등이 최고조로 국민통합에 역할을 해야 할 상황에서 민생 문제를 일종의 ‘회피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 장관 거취 문제를 법적인 판단에 유보해 놓을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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