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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FFVD 대신 '완전한 비핵화'…용어 수위 낮춘 美, 새 해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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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노딜' 이후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

北 생존권·발전권 주장 감안, 새 해법 모색한듯

이데일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이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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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의 북한 비핵화 관련 표현이 달라졌다.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의미하는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수위가 한층 낮아진 뉘앙스다. 북한의 거부감을 감안한 모양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새로운 해법 모색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9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 등 최근 북한 관련 동향 및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 본부장은 비건 대표 및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한미일 및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美 “한미일, 北 완전한 비핵화 의견 조율”

미 국무부 역시 8일(현지시간)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가 미 워싱턴DC에서 만났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한미·미일, 그리고 한미일 3국 간 지속적이고 긴밀한 대북 조율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FFVD라는 용어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그간 미 국무부는 한일 북핵수석대표 회동 관련 보도자료 배포시 주로 북한의 FFVD라는 표현을 써 왔다. FFVD를 처음 언급한 것은 2018년 7월 헤더 나워트 당시 미 국무부 대변인이었다. 이전까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의미하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였다. FFVD는 최종적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CVID 보다 더 구체적이고 강화된 표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은 2018년 5월 취임 직후 취임사에서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대량살상무기 폐기를 의미하는 ‘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공동성명에 명시됐다. 우리 정부 역시 이 표현을 사용한다.

◇생존·발전권 강조한 北…새로운 해법은?

이같은 용어의 변화의 배경에는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이 빈 손으로 나왔다’며 강력 반발한데 따라 새로운 해법을 찾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영변+α’를 대가로 섬유·석탄 수출 제재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 등 단계적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 국무부는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일련의 아이디어를 갖고 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생존권’과 ‘발전권’을 강조하며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해법은 완전화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것에 더해 안전보장 등 미국의 상응 조치를 엮는 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번 협의에서 남북 경제 협력 재개를 북한이 요구한 발전권과 연계해 미측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 체제보장을 위한 첫 조치로 연락사무소 개설 등의 방안도 거론된다.

이도훈 본부장은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 하면 지금부터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살려 나가느냐에 대해서 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과정의 한미 공조 방안에 대한 질문에 “한미 공조는 잘 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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