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토너·로션·에센스
안티에이징·탄력·미백크림···
기초 화장품 개수 많을수록
성분끼리 충돌 되려 역효과
모든 기능 한통에 담은 '올인원'
모공 막지 않아 피부 부담 덜어
세럼·에센스도 필수품 자리매김
퍼스트에센스(부스터), 스킨토너, 로션, 아이크림, 주름에센스, 미백에센스, 탄력에센스, 수분·보습크림, 리프팅크림, 데이크림, 나이트크림.
여성들이라면 이 중 하나라도 포기하고 싶은 기능을 사실상 찾기 어렵습니다. 보습도 잡고 싶고 얼굴도 리프팅 시키고 싶고 주름도 완화시키고 싶고 여기에 기미·주근깨 같은 잡티 없는 백옥같은 피부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요.
뷰티 제품에 대한 정보라면 세상 둘째라면 서러워 하는 저도 얼마 전까지는 이토록 수 많은 기초화장품을 다 챙겨 바른 ‘스킨케어 다식녀 및 폭식녀’였답니다. 피부에 많이도 먹였지만 좋다고 하는 것은 폭식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 위에 열거한 스킨케어 제품은 제가 오랫동안 발라온 기능성 제품들입니다. 보통 8~10가지 안팎의 스킨케어 제품을 아침, 저녁으로 발랐는데요. 기능성 에센스에 대한 욕심이 많다 보니 로션을 생략하고 2~3개의 기능별 에센스로 피부의 숨통을 막아 왔더랬죠. 실제 우리나라 평균 기초화장품 사용 개수는 남자 3종, 여자 6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이은주 지음, 2015년)’에 따르면 “화장품 회사들이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는 것은 화장품 회사의 한국형 마케팅 전략”이라며 “화장품은 점성과 탄성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기능은 비슷하다”며 설명합니다. 아이크림에 대해서는 “젊어서부터 아이크림을 예방 차원으로 발라야 한다는 역시 화장품 회사의 상술”이라며 “피부가 알아서 할일(항상성)을 미리부터 화장품을 개입시켜 피부 자체의 조절 시스템을 파괴해선 안된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35세 이전이라면 아이크림을 쓰지 말 것을, 35세 이상이어도 건조 증상이 느껴질 때만 가끔 쓰되 굳이 아이크림이 아닌 가벼운 타입의 크림이라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유명 연예인은 아이크림을 바르면 비립종이 번진다고 호소합니다. 아이크림에 들어간 성분에는 어느 곳 보다도 피부가 얇은 눈 아래 피부를 오히려 자극하는 피부 점막 자극 알레르기 유발성분 ‘소르빅애씨드’나 체내 흡수시 마취작용을 작용하는 파라벤과 비슷한 방부제인 ‘페녹시에탄올’, 심지어 눈 관련 질환과 모발 및 피부 건조증을 일으키는 그래서 장기간에 걸쳐 체내 축적되면 독성물질로 변하는 ‘트라이에탄올아민’ 등이 주요 성분으로 포함되어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지요. 나이 들면서 사람들은 눈가 주름에 가장 예민하다는 불안감을 저격해 화장품 회사들은 유독 아이크림을 모든 스킨케어 라인 중 가장 고가로 책정해놓는 약은 모습을 보입니다. 저는 그래서 아이크림은 화장품 회사의 상술에 무릎을 꿇은 소비자들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바르는 사치품으로 스스로 명명했답니다.
부스터·토너·로션·에센스
안티에이징·탄력·미백크림···
기초 화장품 개수 많을수록
성분끼리 충돌 되려 역효과
◇기능성 화장품, 서로 충돌한다=자, 그렇다면 8~10가지 줄곧 발라오던 저는 어떻게 화장품 다이어트를 했냐고요. 화장대 위를 깨끗이 정리하고 모든 기능을 한데 모든 ‘올인원’으로 과감히 갈아 탔습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주름에센스, 탄력에센스, 미백에센스, 스킨부스터, 아이크림, 보습크림 등 각각의 스킨케어의 기능이 서로 충돌한다는 것이었죠. 글로벌 화장품 3,500개의 제품을 만들어 온 한 화장품 박사님은 “예컨대 설화수라고 가정한다면 한 사람이 스킨부터 리프팅크림, 데이크림, 나이트크림까지 전 라인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각 제품의 기능이 충돌이 일어나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10가지씩 발라온 더 저는 왜 부작용을 못 느꼈을까요. 피지가 과다 분비되는 지복합성 피부를 가진 저로서는 깨알같은 좁쌀 여드름과 하얗게 올라오는 피지로 피부의 답답함을 자주 느꼈었는데요.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이유는 29살 이후 1~2주 한 번씩 평생을 피부과에 주기적으로 가서 피지를 정리하고 모공을 청소해 왔기 때문에 화장품 독을 심하게 못 느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광풍처럼 불고 있다는, 필요한 제품만 최소한으로 골라 바르는 ‘스킵케어(skip-care)’ ‘뷰티미니멀리즘’ 트렌드에 저 역시 올라타고 어떤 일이 발생했느냐고요. 일단 피부 트러블이 줄고 피지가 덜 생겨 피부과를 가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 간편한 스킨케어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며 낮 동안 답답하고 간질간질하게 느끼던 피부 부담감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번질번질한 것도 없어지고 화장이 뜨는 경우도 잘 없습니다.
모든 기능 한통에 담은 ‘올인원’
모공 막지 않아 피부 부담 덜어
세럼·에센스도 필수품 자리매김
◇이것 하나만 집중하는 ‘에센스’ 시장 광풍=이미 전세계는 자연유래 성분으로 인간 피부에 유해한 성분을 제외한 클린뷰티 열풍과 함께 올인원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스킨케어의 단계는 줄이면서도 ‘단 하나만 판다’는 식으로 자신의 특정 피부 고민에 효과가 높은 제품을 선택해 집중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트렌드는 모공, 주름, 미백, 리프팅 등 피부 고민별 스킵케어템이 고농축·고기능성으로 출시로 에센스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죠.
실제로 올리브영이 올 들어 9월 29일까지의 매출을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분석한 결과 로션은 한자릿수 성장에 그친 반면 에센스는 85% 가량 신장했습니다. 에센스 성장을 이끈 또 하나의 키워드는 국내 ‘중소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주로 해외 유명 브랜드의 에센스 제품이 인기였던 과거와 달리 지갑은 얇지만 똑똑한 2030세대가 합류하면서 올해 상반기 올리브영 에센스 인기 제품 ‘톱 10’에 중소 브랜드 제품이 7개나 올랐다는 것이죠. 아이소이, 구달, 나인위시스, 웰라쥬 등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입소문을 탄 중소 브랜드 제품들이 큰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과거 에센스는 높은 연령대 위주로 팔렸지만 이제는 나이대를 불문하고 스킨 케어 필수 제품으로 자리 잡은 만큼 마스크팩을 잇는 차세대 K-뷰티 아이템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합니다.
올리브영 ‘톱 4 에센스’를 살펴보면 올리브영에서 ‘착한 성분’ 원조 브랜드로 꼽히는 ‘아이소이 불가리안 로즈 블레미쉬 케어 세럼’이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올리브영 H&B 어워즈 에센스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스테디셀러입니다. 불가리안 로즈에서 추출한 성분이 피부 잡티와 칙칙해진 피부 톤을 개선해주고 식물성 추출 성분이 민감해진 피부를 빠르고 편안하게 진정시켜 피부 본연의 힘을 강화시켜 준다고 설명합니다. 유명 유튜버들이 추천하고 각종 뷰티 어워즈에서 수상해 떠오른 올리브영 올해 루키 제품으로 ‘구달 청귤 비타C 잡티 세럼’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바른 뒤 2주 후부터 잡티, 기미, 주근깨가 옅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는 미백세럼인데요 순하지만 효과적이라고들 하네요. 그 뒤를 이어 ‘보타닉힐보 더마 인텐시브 시카 판테놀 앰플’은 피부 속 건조가 고민이 이들에게 탄탄한 보습 장벽을 완성해주는 ‘속보습앰플’로, ‘나인위시스 하이드라 스킨 앰플 세럼’은 온스타일 ‘겟잇뷰티 2019’에서 수분앰플 부문 뷰라벨 1위를 차지하며 즉각적인 수분 공급 및 유수분 밸런스를 조절해 피부 보습막을 형성해 준다고 알려져 인기를 누리고 있군요.
라네즈의 ‘크림 스킨’은 크림을 스킨에 그대로 녹여내 스킨만으로도 크림을 바른 듯 보습을 채워주는 스킨으로 2018년 10월에 처음 나왔지만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군요. 스킨처럼 산뜻하고 흡수력이 좋지만 12시간 동안 보습력을 유지해주는 크림이라고 해서 말이에요. 이 제품에 함유된 화이트 리프 티 워터는 아모레퍼시픽만의 특화된 극차광 재배법과 물을 한 방울씩 느리게 떨어뜨리는 더치 추출 공법으로 추출해 일반 녹차보다 아미노산이 훨씬 풍부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크림 스킨을 미스트 공병에 담아 건조할 때마다 사용한다는 고객 후기가 늘면서 간편하게 수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된 제품인 ‘크림 스킨 미스트’는 크림 한 통을 그대로 녹여내어 12시간 동안 촉촉한 피부를 유지해준다고 해서 요즘 같은 환절기에 인기가 많습니다.
◇클린뷰티와 함께 열리는 올인원 트렌드=아직까지 올인원 제품은 여성들은 좀 꺼려지나 봅니다. 자칫 건조하거나 기능이 덜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지요. 그렇기 때문에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어렵게 찾아낸 제품으로 남녀공용으로 나온 실리콘밸리 기반의 미국 클랜뷰티 올인원 전문 브랜드 ‘벤스킨케어’를 꼽아 보는데요.‘올인원 클렌징’부터 ‘컴파운드케이 올인원 크림’ ‘비타민B 올인원 크림’ ‘올인원 안티에이징 오일 세럼’ ‘리프팅크림’ 등 5가지 제품이 전부 각기 올인원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클렌징 제품은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순하며 풀 메이크업을 제거해 줄 뿐 아니라 피부에 즉각적으로 수분을 공급해주고 모공 청소 및 브라이트닝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클렌저 조차 올인원으로 통합니다. 올인원 크림과 세럼은 각자 피부 면역력을 높여주고 재생 효과를 탁월하게 하느냐 브라이트닝과 탄력 등을 좀 더 신경 쓰고 싶냐에 따라 성분별로 ‘컴파운드케이’와 ‘비타민B’로 나눠 쓸 수 있는데요. 토너·에센스·로션·아이크림·보습크림·영양크림 등의 모든 기능을 하나로 합쳐 놓은 것이 벤스킨만의 특허 기술로 하나만 발라도 전혀 건조하지 않습니다. 브라이언 오 벤스킨케어 대표는 “오전에는 비타민B, 저녁에는 컴파운드케이로 나눠 쓰면 벤의 모든 기술력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귀띔합니다.
남성용 올인원 브랜드 ‘브로앤팁스’는 불필요한 성분과 과다한 영양의 제품을 덜어낸 올인원 제품은 각각 건성, 지성, 민감성 피부 타입의 ’네버 드라이’ ’네버 오일리’ ’네버 워리’ 등 3종으로 선보였습니다. 제품명에서 이미 ‘네버(never)’라며 불필요한 수식어를 스킵한 ‘스킵에센스’임을 알 수 있도록 해 놓았는데요. 병풀추출물, 7가지 히알루론산, 도포시 물방울이 터지며 즉각적인 수분감을 제공하는 ‘워터 홀딩 폴리머’ 기술, 산뜻한 사용감, 아이크림 캡슐 추가 등 좋다는 것은 다 넣었나봅니다. 브로앤팁스는 2017년 아모레퍼시픽 사내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으로 시작해 ‘카카오메이커스’ 완판, H&B스토어 ‘랄라블라’ 전국매장 입점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정규브랜드로 편성되었죠. 하반기에는 클렌징폼, 헤어왁스에 이어 남성청결제까지 새로운 남성 영역을 개척한다고 하는군요.
/생활산업부장 yvett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