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중국 다국적 기업·유통망, 말레이로 유치
숙련기술자 중심으로 1만6700여개 일자리 창출 전망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상공./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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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성유민 기자 = 말레이시아가 다국적 기업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면서 해외자본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나서고 있다. 미·중 관세전쟁의 여파로 공급망 재편 필요성을 느낀 말레이 정부는 자국 내 노동력 부족과 저숙련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 고부가가치 및 자본집약 산업 유치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8일 닛케이아시안리뷰의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투자진흥청(MIDA)은 이날 ‘핵심 허브(Principal Hub·PH) 인센티브’에 해당하는 기업의 법인세를 24%에서 10%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특정 산업에 세금 감면, 자금 지원 등 투자 인센티브 제도가 활발하다. ‘PH 인센티브’의 해당 기업은 말레이시아를 지역적·다국적 사업의 운영 거점으로 활용하는 말레이 현지법인에 한정된다. 기존 24%의 법인세를 내 왔던 기업들은 참여 직전 해에 벌어들인 소득의 초과분에 대해서만 10%의 세율을 선택할 수 있다.
아직 말레이시아에 진출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투자와 일자리 창출 요건에 따라 10년간 0~5%의 세율을 신청할 수 있다. 이전에는 0~10% 수준에서 대폭 완화한 세율이다. 다만 기존의 사업운영본부(OHQ)·국제조달센터(IPC)·지역물류센터(RDC) 인센티브 제도를 진행했던 기업의 경우 최대 5년에 한정되며 상기 3개 투자 인센티브를 진행하지 않았던 기업만 10년 활용을 보장한다.
이처럼 말레이 정부가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의 대안으로 말레이 중심의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관세 경쟁에 타격을 입은 다국적 기업과 유통 공급망을 상대로 세금 우대 혜택을 확대해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옹 키안 밍 말레이 통상산업부 차관은 “제조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에 신규 투자를 원하는 선진국으로부터 고부가가치 산업에 투자를 받고자 한다”며 “미국·유럽 기업들의 투자와 중국으로부터 자동화된 산업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4차산업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1950년대부터 제조업의 꾸준한 성장에 맞춰 동남아에서 가장 산업화된 나라로 우뚝 섰다. 하지만 노동생산성 하락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에 실패하면서 이웃국가 싱가포르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정부는 4차산업 로드맵을 내놓고 중국 내 유통망을 자국에 끌어오고자 애쓰고 있다. 최근 미국 아이로봇(iRobot)은 말레이에서 새로운 생산라인 가동에 나섰으며 미국 예티 홀딩스(Yeti Holdings)는 중국에 있는 냉각기 생산라인을 올해 말까지 말레이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15년 투자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된 이후 말레이 정부는 전자·항공우주·석유화학·정보기술 등 35개 허브 기업 프로젝트에 약 355억링깃(약 10조1289억원)을 출자했다. 정부는 이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숙련 기술자를 중심으로 한 신규 일자리 1만6732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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