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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국민 화병은 정부책임" 한글날 광화문도 '조국 반대'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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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9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 반대 집회참가자들이 세종대로 사거리에 모였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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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돌을 맞은 한글날인 9일 광화문 광장은 오전부터 태극기로 뒤덮였다. 서울시와 각 구청이 가로등마다 설치한 태극기 외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태극기가 거리를 메웠다.

이날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투쟁본부)는 낮부터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열었다. 본격적인 집회는 오후 1시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시작했다.

투쟁본부를 비롯해 우리공화당,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본부' '일바만파 애국자연합'등도 이 날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 및 행진을 준비했다. 자유한국당은 당 차원이 아닌 개별 의원들이 시민 자격으로 이날 집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밖에 조 장관을 반대하는 서울대 학생들도 청계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수옥(48, 경기 하남시)씨는 "나는 분해서 나왔을 뿐 우파도 좌파도 아니다"며 "내가 살아온 세월보다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주변에선 4000원짜리 태극기가 끊임 없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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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집회 참가자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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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쯤부터 광화문 광장 북측에선 정부주관 한글날 경축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경찰은 2~3중 펜스를 설치하고 행사장 비표가 없으면 출입을 막았다. 조 장관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소음방해나 물리적 방해는 없었다.

조 장관 반대 집회에 나선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한글잘 경축식 행사장에서 100m 쯤 떨어진 곳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튀니지 관광객 마넬(Manel·30)은 “한글날 행사인데 미국 국기 흔드는 모습 신기하다”고 말했다.

투쟁본부보다 더 남쪽에 자리 잡은 우리공화당 집회 구역에선 '문재인하야' '조국감옥'이라고 적힌 포스터를 수북이 쌓아놓고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투쟁본부와 함께 '문재인 하야 1000만 서명운동'도 함께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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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오전 일찍 광화문 집회현장에 간이화장실 30개를 설치했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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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왼편에는 서울시가 간이화장실을 설치했다. 현장에서 간이화장실 설치를 진행하던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지시로 서울교통공사가 간이화장실 총 30개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초동 집회(조 장관 지지 측)엔 화장실을 설치하고 광화문광장(조 장관 반대 측)엔 설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오전 10시 40분쯤 한글날 행사를 마친다는 아나운서 말이 나오자마자 투쟁본부 앰프의 볼륨이 높아졌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 왼편도로에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재오 투쟁본부 총괄본부장은 "오늘(9일)이 2차 대회로 3일 집회와 마찬가지로 질서있는 비폭력 평화집회를 이어가자"고 외치며 "끝까지 싸워 문재인 대통령을 하야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참가자들은 "문재인 하야" "조국 감옥"을 외쳤다.

집회에서 만난 배모(43)씨는 "직장인으로 이런 일 관심없었는데,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상식선에서 벗어났고,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장관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에 집회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개혁 동의하고 국회의원들도 다 검증해야하지만 조 장관 사퇴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씨의 아내 김모(34)씨는 "나라가 이런식으로 반으로 갈려 싸우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며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전모(47)씨는 지인과 함께 집회에 나왔다. 전씨는 "정치에 관심없었지만 지금의 국민 화병엔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국 장관은 가족들이 수사를 받는 와중에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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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촛불집회추진위원회는 가짜인턴증명서를 집회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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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간 '서울대 촛불집회 추진위원회'는 청계광에서 서울대 허위인턴증명서를 발급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위원회 측은 "도전 조잘알'이란 표를 만들고 "도대체 (OOO)는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것인가? 우병우도 민정수석 자리에서 내려와 수사를 받았다"라는 조 장관의 과거 트위터 글을 소개했다. 이 문장 중 '(OOO)' 자리에 알맞은 말을 시민들이 넣어보는 퀴즈 형식의 퍼포먼스다.

이 집회를 주도한 김근태(서울대 재료공학부)씨는 "이런 집회엔 젊은층의 목소리도 중요하고,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집회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퍼포먼스가 끝나는 대로 본 집회에 합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광화문 광장 기준 오른쪽 도로가 통제됐고, 오후 1시쯤엔 덕수궁방향 세종대로차선도 완전 통제됐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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