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NBA ‘표현자유 논란’... 미 여야, 중 외교부 가세에 중기업 협력중단 선언 잇따라 파문확산
9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NBA를 후원하는 중국 기업 25곳 중 18곳이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스포츠 브랜드인 안타(安踏), 리닝(李寧), ‘피커’(匹克)와 휴대폰 브랜드인 비보(VIVO), 루이싱(luckin) 커피,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창훙(長虹)과 메이링(美菱),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携程), 중국 유제품 기업 멍뉴(蒙牛) 등이다. 대부분 중국 내에서 영향력이 큰 기업들이며, 조만간 더 많은 기업이 협력 중단 선언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덤 실버 NBA 총재[글로벌 타임스 캡처] |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모레이 단장으로 인해 시작된 논란은 애덤 실버 NBA 총재의 이번 사안에 대한 태도로 확산했다”며 “중국 민중은 그의 태도에 더 크게 분노했고, 사태는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쳤다”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미국 측의 교만한 태도는 스스로 NBA의 중국 시장을 파괴해 버렸다”며 “중국인은 먼저 도발하지 않지만, 자신의 권리를 결연히 수호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사건의 발단은 NBA 휴스턴 로키츠 대릴 모레이 단장은 트위터 글이다. 모레이 단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에 로키츠 스폰서 업체인 리닝과 상하이 푸둥개발은행(SPD은행) 등이 즉각적으로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 중앙방송(CCTV)도 로키츠 경기 중계 중단을 선언하고, 주휴스턴 중국 총영사관도 모레이 발언을 비판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모레이 단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해명 글을 다시 올리고, NBA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중국의 친구와 팬들 다수의 마음을 깊이 다치게 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국 의회에서 발끈했다. 차이나머니의 공세에 원칙보다 이익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휴스턴 로키츠 연고지인 텍사스출신 테드 크루즈(공화) 상원의원은 지난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모리가 홍콩을 지지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홍콩 시위를 지지했던 대릴 모리 단장을 치켜세우면서 NBA를 겨냥해 “거금을 쫓아 부끄럽게 물러섰다”고 비판했다. 릭 스콧(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공산주의 중국의 통제하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용감한 개인들을 지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애덤 실버 NBA 총재와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도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텍사스 출신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NBA가 사과해야 할 것은 인권보다 이익을 노골적으로 우선시한 점”이라고 비판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낸 훌리안 카스트로도 미국은 “독재정부가 미국민을 괴롭히는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이용해 언론의 자유를 막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보통 중국 민중의 반응과 태도를 살펴보기를 바란다”며 “중국과 교류·협력하는 데 중국의 민의를 모르면 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중국 연예인들도 NBA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NBA 홍보대사인 중국 팝스타 차이쉬쿤은 NBA와 협력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배우 리이펑, 우진옌, 저우이웨이 등도 9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NBA 팬의 밤’이나 10일 시범경기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중국 중앙방송(CCTV)도 스포츠 채널에서 NBA 프리시즌 경기 중계를 즉각적으로 잠정 중단하고 NBA와의 모든 협력을 점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CTV는 실제로 10일 상하이와 12일 광둥성 선전에서 잇따라 열릴 LA 레이커스와 브루클린 네츠의 프리시즌 시범경기를 중계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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