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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우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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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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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교사 이야기] 신영식 청주중앙여중 교사

우암산은 해발 353m로 숲이 울창하고 청주 도심 가까이에 있어서 평일, 휴일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청주 동편에 위치해 있던 산이 도시가 점점 커지면서 이제는 도시 한 가운데로 들어선 느낌이 든다.

따라서 오르는 길도 삼일공원, 보현사, 관음사, 청주대학교 후문,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성공회, 청주향교, 용담동 주민센터, 광덕사 등으로 여러 길이 있으며 길마다 각기 다른 볼거리와 재미가 있다.

우암산 정상 가까이 방송국 송전탑 부근의 8부 능선에서 고씨샘터로 이어지는 산길에는 충북과학교육원에서 생태체험 학습통로를 만들어 각 종 나무와 풀을 가꾸고 하나하나 이름표를 붙여놓았다.

산 정상 주변에는 등산객들이 쉴 수 있도록 정자와 의자가 곳곳에 있고 체력운동을 할 수 있는 여러 운동기구도 설치되어져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만 주변에 쓰레기가 없고 늘 깨끗하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불결한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암산은 왜 이렇게 청결할까? 우암산에는 늘 검은 봉지와 집게를 들고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가 있다.

연세는 70대 중반쯤 되고 키 작은 노인으로 늘 쓰레기를 줍는다.

자주 뵈면서도 고맙고 민망한 마음으로 조용히 지나치곤 하였다.

언젠가 우암산을 오르다 보니 검정색 봉투가 하나가 아니고 두 개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인사를 하면서 혹시 산나물을 뜯었는가 싶어서 슬그머니 들여다보니 잘 모르는 것들이 들어있었다.

너무 궁금해서 여쭈어보니 나무에 줄 거름이란다.

산을 내려올 때 보니 노인이 작은 묘목 주변을 정리하면서 나무 옆에 거름을 주고 있었다.

몇 년 전에 우암산 유적을 조사하고 연구한다고 하여 문화재 관련 단체에서 산의 여러 곳을 파헤치더니 제대로 복구도 안하였다.

나중에 나무 묘목을 군데군데 심어놓아서 다행이라 생각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여쭈어보니까 나무를 심은 것은 노인이 개인적으로 심은 것이란다.

거름을 주는 것도 쓰레기를 줍는 것도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이란다.

이유를 물어보니 고마워서 하는 것이란다.

송구하여 감히 더 자세히 여쭙지는 못하였다.

감사라는 말보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말이 있을까? 한 사람만 감사한 마음으로 관심을 갖고 쓰레기를 주워도 넓은 우암산이 깨끗해진다.

학교 교육도 한 사람의 정성만으로도 얼마든지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음을 핑계 삼지는 않을까? 신영식 청주중앙여중 수석교사하나만 잘 되어도 주변의 다른 것들도 잘 이루어질 수 있다.

학교에서 내가 맡은 교과 교육 하나만 잘 되어도, 청소 하나만 잘 되어도, 인사 하나만 잘 되어도, 독서교육 하나만 잘 되어도, 학생 자치 활동 하나만 잘 되어도, 동아리 활동 하나만 잘 되어도 점점 파급되어 전체가 잘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학교 교육에서도 이것저것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는 것보다 한두 가지에 집중하여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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