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출경을 위해 공항에 도착한 리샤오둥(가운데). [대만 중국시보 캡처=연합뉴스] |
대만이 ‘존 레넌 벽’을 훼손해 논란을 일으킨 중국인 남성을 강제 출경 조치했다.
‘존 레넌 벽’은 홍콩과 대만 등에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 붙인 담장이나 게시판 등을 말한다.
9일 대만 빈과일보와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지난 7일 대만대 내 제1 학생회관에 설치된 ‘레넌 벽’을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중국인 리샤오둥이 전날 저녁 강제 출경됐다.
대만언론은 이번 건과 관련돼 강제 출경된 첫 번째 사례라고 부연했다.
전날 저녁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리샤오둥은 흰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쓴 채 언론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이민서 직원과 함께 저녁 9시께 비행기로 대만을 떠났다.
대만대 내 제1 학생회관에 설치된 존 레넌 벽. [연합뉴스] |
내정부 산하 이민서(출입국사무소) 타이베이시의 린차이룽 전근대장은 “리샤오둥이 대만에 자유 여행을왔지만 대만대 레넌 벽을 훼손해 타이베이 지검에서 조사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민서는 중국인의 대만방문 관광종사허가법의 규정에 따라 그의 체류허가를 폐지했다”며 “타이베이 지검의 기소유예처분을 거쳐 양안(중국과 대만)인민관계조례에 따라 강제출경 및 5년 내 재입경금지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린차이룽 전근대장은 “중국 관광객과 중국 학생의 대만 관광, 유학을 환영한다”면서도 “대만에 체류하는 동안 반드시 대만법규를 준수해야 하며 악의적으로 민주와 자유를 파괴하는 위법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대 내 레넌 벽 훼손하고 있는 리샤오둥(오른쪽). [대만대 학생회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
한편 중국 관광객인 리샤오둥 부부는 지난 7일 오전 대만대 내 제1학생회관에 설치된 레넌 벽을 훼손했다.
학교 측의 신고를 받은 교내 경찰은 이들 부부를 타이베이시 다안 경찰서로 이송했고, 경찰과 타이베이 지검은 조사를 마친 뒤 그에게 훼손죄로 출경 금지조치를 했다. 이후 대만 검찰은 그에게 기소유예 처분과 3만 대만달러(약 116만원)의 벌금 처분을 내렸다.
리샤오둥은 대만대 내 레넌 벽의 글귀를 보고 화를 참지 못하고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으며 그의 배우자는 옆에서 방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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